평택박물관은
현재와 미래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재영 생활지원팀장평택시 세교동행정복지센터
이재영 생활지원팀장
평택시 세교동행정복지센터

평택시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전국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는 ‘평택박물관포럼’을 2022년 9월부터 매월 진행하고 있다. 

2월 3일 열린 다섯 번째 평택박물관포럼은 한국건축가협회장인 천의영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뮤지엄 공간의 진화’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평소 박물관, 미술관을 다니며 전시된 자료만을 바라보던 나에게 ‘공간의 진화’라는 주제는 발길을 재촉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평택박물관 건립에 어떤 도움이 될까라고 하는 의문을 품고 있을 때, 강연이 시작됐다.

별마당도서관은 도서관이 아니다. 박물관으로 명명하는 순간 닫힌 공간으로 이미지화될 수 있다는 천의영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또 기존의 관념을 벗어나서 노이즈한 공간도 허용할 수 있어야만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츄타야서점을 예로 들었는데, 커피숍과 서점이 고급스럽고 신선한 인테리어로 융합되어 사람들이 몰려드는 활력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사례였다. 

집에서 누릴 수 없는 편안함을 시장의 가격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공공재인 박물관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공간에는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시간의 사이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하고, 기억하고, 느끼고, 상상하는 모든 공간과 장소가 우리의 세계로 통합된다고 한다.

박물관은 미로다. 한번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부끄럽지만 경이로웠던 필자의 경험을 나누겠다. 

빡빡한 해외여행 일정 중에 들른 박물관에서 짧은 영상을 보기 위해 맨바닥에 주저앉았던 기억이 있다.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유럽의 방대한 역사가 압축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영상에 빠져서 몇 번을 반복해서 보고 있는 저에게 관리인이 와서는 “여기에서 이렇게 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천의영 교수는 마음, 공간, 시간 등 운영에 관련된 것들을 포함하는 모든 것이 열린 공간의 형식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루브르는 궁궐이었으나 박물관으로 재탄생하면서 두 가지 이상의 호기심을 충족시켰고, 나오시마 섬의 베네세미술관은 호텔로 시작했다고 한다. 

창고처럼 사용되던 수장고를 오픈 형식으로 보관하고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본질을 뛰어넘는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었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열린 공간의 필요성을 일관성 있게 주장했다.

‘2035년 평택시 도시기본계획’을 보면 향후 십여 년간 평택의 모습은 과거 100년의 변화 이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박물관은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특색을 잘 담아내야 한다. 

미래의 문화와 지식을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러한 변화 과정 또한 박물관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평택박물관은 마땅히 지금 만들어지고 앞으로 만들어질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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