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환대하는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하자

정재우 대표가족행복학교
정재우 대표
가족행복학교

봄이 오고 있다. 흔히 그렇게 오는 봄을 기다린다. 하지만 정작 봄은 그렇게 오는 게 아니라 봄기운으로 흔들어 깨워야 온다. 봄기운은 바람이다. 바람이 훈훈하게 불어와야 봄은 깨어난다. 갈수록 계속되는 흉흉한 지구촌 소식에 좀처럼 봄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어떻게 봄기운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그건 훈훈한 뉴스가 들려와야 가능하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재난 당한 이들에게 지구촌 온정의 바람이 불어와 재난당한 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때가 아닐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순수하게 저들의 고통에 동참하려고 정성껏 모금에 참여해 이미 모금액이 100억을 넘어섰다고 한다. 얼마나 훈훈한 봄기운인가?

튀르키예에 급파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는 짧은 기간 동안 큰일을 해냈다.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여러 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현지에서 보내온 특파원 소식에 의하면 우리 대원들은 자다가도 수색해 달라고 하면 구조견을 깨워 나갔다고 했다. 대부분은 생존자 제보가 아닌 경우였지만 가족들이 사체라도 수습하고 싶어 살아있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대원들은 반신반의했지만, 열심히 구조하러 나갔다고 한다. 야간구조는 강도가 훨씬 높았지만 그래도 나갔다. 그런 걸 현지 사람들이 알아주었다. 이것이 봄바람이 아닌가?

우리 국민들은 이미 탈레반 정부를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특별기여자들을 품었다. 부모들은 직장을 얻어 일하면서, 아이들은 한국 학교에서 잘 적응하며 정착해가고 있다. 특히 울산시민들이 그들을 품어준 지난 일 년 동안의 미담을 우리는 잘 안다. 그들이야말로 봄을 깨우는 봄기운이다.

이번 삼일절에 의미 있는 훈훈한 일이 있었다. 일본 유명 관광지로 소문난 유후인 온천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초청을 받아 한국에 왔다. 일본 정부도 어려워하는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 샬롬자유학교 초등학생 7명과 중학생 3명, 2명의 교사가 방문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안내하는 일은 일본 현지 선교사였다.

그는 근 30년을 선교사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사역해온 노련한 선교사다. 그는 일본 유후인 세인트하우스 부설 샬롬자유학교를 운영해오던 중에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한국을 방문해 역사, 문화와 생활을 직접 체험케 함으로써 한국을 잘 이해시키려고 했다. 서울, 용인, 순천, 부산 등지의 유적지와 대안학교, 교회 등을 방문했다. 가는 곳마다 일행을 따뜻하게 영접해 주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안성삼일만세운동기념관을 방문해 삼일절에 대한 해설을 들었다고 한다.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평택시만 하더라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머물고 있다. 이들 중에는 불법체류자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 자기들 고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이방인으로 힘겹게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선의의 손길을 내밀자. 그들이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일은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모른다. 아마 그들의 도움 없이는 이 사회 여러 분야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미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자 가족들이다. 그들을 좀 더 따뜻하게 환대하자. 그들을 환대하는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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