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보호구역은 유지하면서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슬기롭게 마련해야

손의영 상임회장평택시환경단체총연합회
손의영 상임회장
평택시환경단체총연합회

정부가 300조원 규모로 수도권에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하고, ‘국가첨단산업벨트’ 구축 위해 14개 지방 국가산단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용인시 이동읍 시미리, 화산리, 남사읍 창리 일원 710만㎡(약 215만평)를 ‘국가첨단산업단지’로 지정, 세계 최대 규모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로 조성해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부가 발표한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은 미래 산업 먹거리 확대를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국민 모두가 환영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710만㎡(약 215만평) 규모의 세계 최대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시 일부지역이 평택시 북부지역 시민에게 먹는 물을 제공하는 평택시 진위면 봉남리 진위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평택시민의 수돗물 공급원인 상수원보호구역 문제에 대한 대책 없이 용인 세계 최대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평택시 진위면과 용인시 남사읍 일원 3.859㎢가 지정돼 있다. 취수원으로부터 7㎞ 이내에 해당하는 지역은 폐수방류 여부에 상관없이 공장 설립이 불가능하고, 상수원보호구역으로부터 10㎞ 이내에 해당하는 지역은 폐수를 방류하지 않는 시설에 한해 평택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공장 설립을 할 수 있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1979년 3월 9일 지정돼 평택시 북부지역 시민 4만 1000여명에게 하루 1만 5000톤의 수돗물을 제공해오고 있다. 물론 평택시 대다수 시민이 먹는 팔당상수원 공급량에 비해 미미할 수 있다. 또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따라 평택시 진위면과 용인시 남사면, 이동면, 안상시 양성면 주민이 경제적 손해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 갖는 의미는 경제적 가치로만 따질 수 없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계적으로 물 부족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리적 특성상 대부분의 강이 짧기 때문에 수원지가 형성되지 않아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언론에 단골 메뉴로 보도되고 있다. 이 때문에 팔당상수원과 같은 광역상수원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지방상수원 역할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광역상수원과 함께 지방상수원을 확대하고, 잘 유지·보존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며, 이는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정부의 ‘용인 국가첨단산업단지’ 발표로 2015년 8월 31일 평택시청 앞 광장에서 벌어진 용인시와 정치인, 일부 용인시민의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촉구 집회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방류 설계나 별도의 관로를 매설해 국가첨단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방류수를 상수원보호구역 하류로 내려 보내는 방안도 지역 간 상생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경기도, 평택시와 용인시, 안성시는 지역과 주민 간 갈등이 예견되는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보지 말고 심각하게 인식해 국민의 생명 줄 상수원보호구역은 유지하면서 국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슬기롭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