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언 주무관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 공원과
안재언 주무관
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 공원과

박물관에 몇 번이나 가보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학창 시절 단체로 박물관에 간 기억과 아이들과 갔던 어린이박물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박물관은 왜인지 오래된 역사 속 유물, 예술품들이 전시된 다소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 속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지식과 교양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막연한 경계가 있었던 것 같다.

열 번째 평택박물관포럼의 강사로 나선 김인수 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 대표는 자연과 박물관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야기를 시작했다. 교육적 효과, 보존의 가치가 있는 것들을 잘 모아서 교육적으로 해설하는 것이 바로 박물관이기에 그동안 박물관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동물원, 수목원도 박물관이라고 했다. 박물관이란 곳에 대한 막연한 경계가 허물어져 버렸다. 동물원, 수목원 등이 박물관이라면 나는 수없이 많이 박물관을 다녀왔던 거다. 박물관은 결코 어마어마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박물관이 자연과 가까워진다면 그동안 박물관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박물관에 조금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인수 대표는 동양조경사, 서양조경사, 현대조경사를 넘나들며 정원, 조경의 시대적 특징과 역할 등의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평택의 문화 지형에 걸맞은 정원, 조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고 독일의 제철소가 생산을 중단했음에도 보존돼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유네스코 산업유산으로 등재된 사례까지 그간 수집하고 직접 모은 소중한 자료들을 강연에 담았다.

그렇다면 자연 속의 박물관은 어떤 곳일까? 해외에 있는 자연 속의 박물관에 대한 예로 설명이 이어졌다. 첫 번째는 덴마크 코펜하겐 바닷가를 배경으로 지어진 루이지아나 미술관이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은 내부에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어진 미술관이다. 두 번째는 스위스 바젤에 있는 바이엘러 미술관이다. 바이엘러 미술관은 가로로 길게 뻗은 단조로운 형태의 미술관이지만 주변이 초록색 잔디와 나무들이 우거진 정원이 더해진 미술관으로 건물 유리창을 통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마지막 소개된 곳은 독일의 홈브로이히 미술관으로 넓은 늪지에 기하학적 형태의 건축물들이 흩어져 지어졌고 각각의 건물에서 자연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이뤄졌다.

소개된 자연 속 박물관은 건축물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조화를 이루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고 자연 속 박물관은 풍경이 있는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풍경이 있어 머무르고 싶어지고 머무르며 쉬고 싶어지는 곳, 자연과 함께하는 박물관.

평택에 지어질 첫 번째 박물관은 바다, 습지 등 본래의 자연에 지어지지는 않지만, 사람이 만들어 낸 자연인 공원에 지어진다. 공원은 아무런 준비 없이 가서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평택박물관이 자연 속의 박물관이 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머무를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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