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을 위한 대책과
재원 마련을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

김훈 공동대표평택환경행동
김훈 공동대표평택환경행동

안성천 수계로 반도체 공장이 속속히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민들의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차에 유천·송탄 상수원보호구역을 축소 또는 해제해야 한다는 주변 지자체의 요구가 이어지면서 평택시민의 걱정이 커져만 가고 있다. 최근 만난 시민들은 반도체산업 방류수로 인한 불안감을 전했다. 우리는 상관없지만, 우리 자식들에게 문제가 없을 지를 우려했으며, 평택호 주변 어민들은 작년부터 어획량 중 상당량이 손상된 채로 잡혀 출하를 못 하고 있다며 물고기 생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농민들은 농산물의 안전성과 판로 확보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택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평택은 사통팔달 교통요지이고, 안보를 지키는 첨병시설들인 미군기지와 해군 2함대가 있으며, 수도권에 필요한 국가기간인 에너지산업과 위험시설이 산재해 있고, 지금도 새로운 시설이 속속히 들어서고,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는 계속되고 있지만, 삶의 질 확보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친환경도시가 되어야 하지만, 개발 수요에 밀려 시민 건강권과 환경권 확보는 뒷순위다. 이번 유천·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요구와 함께 미진한 평택시의 대처는 시민들의 우려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인근 지자체와 경기도 그리고 국가는 반도체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경제 활성화와 발전을 추구하지만, 그 피해는 평택시민들이 일차적으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평택호 수질 개선을 위한 협의체 등이 가동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조치와 투자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안성천·평택호의 수질 개선은 요원하다.

평택에는 세계 최대 해외 주둔 미군기지가 있으며, 해군 2함대 사령부와 발전소, 가스저장탱크, 석유저장소 등 위험한 국가기간시설이 즐비하다. 평택시는 나라의 근간과 명운을 책임지는 지역이며, 나라의 중요 산업인 반도체공장이 속속히 들어서고 있어 그 중요성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그동안 평택시와 시민들은 나라의 안보와 안녕을 위해 희생해 왔다. 더 이상의 희생을 감내할 수는 없다. 상수원보호구역 축소나 해제가 필요하다면 인근 지자체들과 경기도 그리고 정부는 시민의 우려를 해소할 수질 개선 대책과 장기계획을 제시하고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평택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일은 너무 가혹한 일이기도 하며, 온 나라 국민들이 먹는 쌀과 민물생선의 주요한 생산지인 안성천과 평택호의 수질 개선을 먼저 이뤄야 할 것이다.

국가에 좋은 일이 평택에도 좋은 일일지언정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민주사회에서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고르고 윤택한 상생 발전만이 나아갈 길이다. 안성천·진위천 상류에 추진되고 있는 반도체산단과 각종 첨단산단으로 인한 피해를 평택시민이 온전히 떠안는 상수원보호구역 축소와 해제 요구를 중단해야 한다. 수질 개선을 위한 대책과 재원 마련을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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