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국민지원센터는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라는
본연의 업무를 찾길 바란다

정종해 집행위원평택평화시민행동
정종해 집행위원
평택평화시민행동

지난 5월 6일 팽성읍 노와리 한 농지에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추락했다.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락한 농지와 그 주변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됐다. 농사를 못 짓게 된 피해 주민만 33명이다.

주한미군에 의해 피해를 볼 경우 그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절차에 따라서 여러 가지 복잡한 서류들을 준비해야 한다. 보통 이러한 일은 개인이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누군가의 행정적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행정적 도움을 위해 2013년 외교부에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현 SOFA국민지원센터)’가 설치됐고, 2016년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 평택사무소가 개소했다.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는 처음 설치됐을 당시 언론을 통해 ‘상담센터는 교통사고, 군용기 추락사고 등 주한미군이 저지른 각종 사건사고의 민형사상의 처리 절차를 안내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2019년 명칭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평택시의 요청에 따라 SOFA국민지원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운영지침에 따르면 SOFA국민지원센터는 우리 국민과 주한 미합중국 군대 관련 활동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피해에 관한 구제절차 등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우리 국민과 주한미군 간의 교류를 증진해 선진적 민군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주한미군 F-16 전투기 추락사고 피해 주민에게 지원센터가 운영지침대로 대응했더라면 배상 절차와 과정은 어떠한지, 피해 입증에 필요한 서류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안내하고 지원했어야 했다.

그러나 SOFA국민지원센터가 전투기 추락사고 이후 이러한 역할과 의무를 다했는지 의문이다. 사고가 난 후 50일이 지나서야 평택시가 팽성읍 노와1리 마을회관에 ‘피해주민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주민들은 그제야 피해배상서류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SOFA국민지원센터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SOFA국민지원센터는 외교부 산하 시설이다. 주한미군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정부기관이다. 그만큼 사고로 피해 주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권한과 행정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SOFA국민지원센터의 역할은 사건사고 피해지원보다 민·군 교류에 더 초점을 맞춘 듯하다. 명칭을 바꾼 뒤 민과 군의 교류 사업이 더 확대됨으로써, 주한미군 사건사고 관련한 상담, 지원 업무는 부차적으로 밀려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의 SOFA국민지원센터는 마치 뿌리와 잎이 바뀐, 본말이 전도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뿌리와 잎사귀가 바뀐 식물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뿌리와 잎을 바로 잡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평택SOFA국민지원센터는 부차적인 교류 사업보다 본연의 업무인 피해주민에 대한 지원과 구제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주한미군 교류를 중점 사업으로 둘 거라면 명칭을 ‘SOFA한미교류센터’ 또는 ‘한미협력센터’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SOFA국민지원센터는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라는 본연의 업무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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