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지금의 국민은 과거의 국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일영 소장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대한민국의 현실은 좌우, 노사, 노소, 남녀 등 이분법적으로 나눠 한쪽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매우 몰염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공정과 상식이 사라지고 편을 나눠 싸움을 붙이고 정치적 회의감에 빠지게 해서 무관심을 이끌어 극성지지층의 지지를 통한 정권 획득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정치에서 ‘좌파’와 ‘우파’라는 용어는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89년 국회의 첫 번째 회의에서 대의원은 정치적 소속에 따라 착석했는데, 왕정과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홀의 오른쪽에 앉았고 급진적 변화와 사회적 평등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왼쪽에 앉았다. 이 좌석 배열은 프랑스 의회에서 표준이 되었고 곧 다른 나라로 퍼져나갔다. 

정치 용어의 어원을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정치 집단의 신념과 가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좌파로 정체화하는 사람은 평등과 사회 정의를 촉진하는 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면, 우파로 정체를 밝히는 사람은 개인의 자유와 자유 시장 자본주의를 우선시할 수 있다. 정치적 용어 이면의 역사적 맥락과 의미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생산적인 정치 담론에 참여하고 더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되어 주변국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다. IAEA의 검사 결과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는 주장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준비와 후속 조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마치 괴담을 퍼트려서 정권을 획득하려는 행위로 치부해 버리는 정부 여당은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할 망언을 삼가야 한다.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 정부 여당의 명확한 의견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묵살하고 정부는 오히려 10억 원에 가까운 혈세를 쏟아부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또한 국민들에게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괴담에 현혹되지 말라며 커피 한 잔, 우유 한 잔, 계란 하나를 먹더라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보다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는 모습에 어이를 상실했다. 

도대체 대한민국 국민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인가? 지난 광복절 대통령 기념사에서도 상실한 역사의식을 뼈저리게 경험했으며, 육군사관학교에 전시된 독립운동가 흉상을 없애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발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전 세계적 경제 위기와 기후 변화로 인한 인류의 위기 앞에 아무런 대응과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책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고 언제 적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 대립을 통한 권력 유지에만 급급해하는 현 정부의 정치행태에 부끄러운 것은 국민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 

화합과 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발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시원찮을 판에 갈라치기를 통한 분열과 선동으로 승리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지금의 국민은 과거의 국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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