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박물관이
시민들이 절로 찾게 되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김지은 주무관평택시 송탄출장소 총무과
김지은 주무관
평택시 송탄출장소 총무과

2022년 9월부터 매월 진행되고 있는 박물관포럼, 그 열세 번째 이야기로 오석민 전 충남역사박물관장의 강연을 들었다. 강사는 충남역사박물관 사례를 소개하며 현실적으로 직면할 수 있는 상황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동안의 포럼들도 새로운 과제나 생각을 던져주었지만, 이번 강연이야말로 실질적인 박물관 운영을 구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오석민 강사는 충남역사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며 박물관 본연의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유물 수집에 집중해 첫 기반을 잘 다져놓았기에 이후 프로그램 운영의 그림이 잘 그려진 것 같다. 이는 현재 우리 평택시가 유물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다.

오석민 관장은 이런 질문들로 강의를 시작했다. 고문서가 주종을 이루는 역사 유물이 과연 관람객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을까? 최첨단 디지털 방식의 전시로 난해한 역사 유물을 이해하는 한계를 극복한다 해도 그 효과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일회성 방문으로 끝나지는 않을까? 현재를 살아가는 생활인이기도 한 유물 소장자에게 유물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과도한 희생은 아닐까? 유물에 대한 활용 사업보다 학술연구를 앞세우는 주장은 혹시 학자 위주의 이기적인 태도가 아닐까?

이런 그의 고민은 어두컴컴한 한정된 물리적 공간에 머물던 박물관이라는 개념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명재고택에서 열리는 음악회, 돈암서원에서 공연과 함께 이루어지는 ‘인문마당’, 충청도 각지에서 진행되는 1박 2일 프로그램인 ‘반가 체험 프로그램’, 이런 프로그램은 박물관 영역을 박물관 바깥으로 확대했다.

필자도 어릴 때 부모님과 주말에 자주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유물이나 그림 관람이 대부분이긴 했으나 ‘박물관’이라고 하는 딱딱한 느낌보단 ‘가보면 괜찮은 곳’이라는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아이를 키우며 주말마다 ‘키즈카페 같은 곳 말고 근처에 의미 있게 찾아갈 곳은 없을까?’를 생각하며 또 찾아보는 곳이 박물관이다. 아이 연령에 맞춰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를 찾아 인터넷에서 박물관을 뒤진다. 요즘엔 의외로 정말 다양한 박물관이 전국 곳곳에 있다.

박물관이 수집한 유물을 전시하고 관리하는 게 주된 역할이겠지만, 관객들이 이것만을 원하는 건 아닐 것이다. 강사의 강연 내용에도 있듯이 박물관 운영이라는 건 박물관에 발길을 내어주는 그 관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관심을 두고, 더 나아가 그 지역의 연결점이 될 수 있는 융복합적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택박물관에 담길 유물들도 기대되지만, 더불어 어느 한 공간엔 정기적으로 평택의 마을이나 지역 유산을 테마 삼아 구상하면 평택의 한 부분, 한 부분을 빛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흥미유발식 단편적 사업이 아닌 장기적 방향성에 관해 박물관 내외에 공감대 형성을 우선한다면 더욱 힘을 받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포럼도 한 번 더 박물관의 필요성을 생각하고,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장인 것이다. 평택박물관을 위한 의견들이 앞으로 더 모아져서 시민들이 절로 찾게 되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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