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느낀 부족한 점과
잘한 점들을 하나하나씩 채워가며
더 꽉 채워진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

박정인 학예연구사평택시 문화예술과
박정인 학예연구사
평택시 문화예술과

필자는 평택시의 학예연구사이다. 최근 학예연구사로서 처음으로 총괄하고 기획했던 기증전시회가 막을 내렸다. 평택박물관 개관 이전 처음 개최한 ‘2023 평택박물관 기증유물 전시회’이다. 평택시가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기증받은 유물 4350여 점을 추려 시민에게 소개했다.

기증전시에 전시할 유물을 선정하고 기증자들의 약력과 이야기들을 담은 현수막을 제작하고,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하나하나 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시회와 평택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전시를 진행하는 일주일 동안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피드백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해야 하는지, 다음 전시에는 어떤 유물을 어떻게 전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 직업을 선택하기 전 단순히 박물관과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을 때는 사실 전시 기획자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하고 관람한다기보다는 단순히 유물을 보기 위해 전시를 관람했다. 이런 필자의 태도가 변화된 가장 큰 변곡점은 ‘덕수궁 현대미술관’ 전시 디자이너의 강연을 들었을 때이다. 그 당시 디자이너는 ‘이중섭, 백년의 신화’라는 전시를 디자인했고, 기획자의 의도를 어떠한 방식으로 녹여내야 하는지 강연했다. 그 강연이 기획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은 유물을 위해 공간을 구성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전시할 유물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이번 기증전도 유물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준비했고, 그 과정을 관람객들이 알아주었던 것 같아 나름 성공적인 전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유물의 이야기를 연구하고 알아가다 보면 그 유물만의 스토리가 형성되고, 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후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은 연구한 유물의 스토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관람객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는지를 고려해 유물을 배치한다. 그 이야기들이 관람객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성공적인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이번 기증전은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단순 나열식의 유물 배치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관람객들의 동선을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한편으로 전시기획자의 의도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며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은 온전히 관람객의 것이고, 그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그 당시의 감정이었기 때문에 전시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열린 의도이기도 해야 한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증전을 본다면 어떠한 평가를 하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한가지는 단단한 내실이 있었던 전시라는 평가를 듣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마 이후의 기증전은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의 기증전은 올해 느낀 부족한 점과 잘한 점들을 하나하나씩 채워가며 조금은 더 꽉 채워진 전시로 기획하고 싶다. 또 평택의 역사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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