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함께 하는 축제이며,
그것이 곧 평택의 대표축제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

백정일 전문위원한국축제포럼
백정일 전문위원
한국축제포럼

지난주 평택에서는 ‘평택마시멜롱축제’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기술센터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다. 처음 축제 이름을 접한 시민은 “마시멜롱축제가 먹거리 축제인가?” “평택과 마시멜롱이 무슨 관련이야?” “또 축제 하나가 생겼군”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마시멜롱이 가을 추수 후 평택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포 사료를 소재로 한 축제라는 점을 설명하면 “전혀 새로운 발상인걸” “그걸로 축제를 만들 수도 있네” “재미있겠는걸” 신선함을 내비쳤다.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준비단계부터가 축제였다. 평택지역의 축제 기획, 문화 행정가, 공연기획자, 미술가, 음악가, 문학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전문가가 모여 ‘평택문화예술축제포럼’을 만들고, 지역에 적합한 축제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임을 이어왔다. 이들은 축제 준비단계에서 무대에 쓰일 대나무와 갈대를 직접 채취하고, 이곳저곳에서 늙은 호박을 수집해 무대를 구성하는 등 저비용, 친환경 지역 축제를 준비했다. 

지역에서 낙농을 하는 2세대로 구성된 ‘우사회’는 곤포 사일리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송아지 우유 먹이기 체험의 주인공이 될 송아지 네 마리의 수송 작전을 펼치는 등 축제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네 곳의 지역농협과 원예농협, 축산농협은 경품으로 쓰일 농축산물을 상품으로 지원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지역 농민단체, 가공단체, 새마을부녀회, 여성농업인회, 의용소방대원은 지역농산물 시식과 판매, 각종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평택시는 슈퍼오닝 농특산물 브랜드 홍보부스를 운영해 평택농산물을 알렸다. 

평택농악, 평택민요, 소리사위예술단, 평택혼성합창단, 평택시직장인밴드연합회, 아신매직 등 지역 예술단체에서는 공연 프로그램을 기꺼이 제공해줬다. 특히 지역 작가들은 곤포 사일리지에 그래피티라는 새로운 장르가 도입된 캐릭터 작업으로 선보여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기자기한 포토존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평택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KG모빌리티는 캠핑카 4대를 축제장에 배치해 6차 산업과 여가를 새롭게 접목했고, 우리나라 시장 점유율 70%를 자랑하는 원인터내셔널은 곤포사일리지 베일작업과 랩핑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기계를 현장에 투입해 시민에게 곤포사일리지가 어떻게 제작되는지를 보여줘 궁금증을 해소하게 했다. 

이번 마시멜롱축제는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도입된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다수 행사에서 최대의 홍보 효과로 활용되는 길거리 현수막 홍보를 하지 않고 그 대신 평택지역 공원 곳곳에 마시멜롱 아트를 선보이는 새로운 홍보 방법을 적용했다. 또한 인기 가수를 초청하면 축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을 깨고 인기 가수 없이 지역 예술인들만이 무대에 오르는 축제를 선보였다. 대형 대행사를 투입해 손쉽게 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대신 평택문화예술축제포럼 전문위원이 각자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해 축제를 준비한 것도 예산 절감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을 돌파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함께 즐기는 축제일 때 지역 대표축제는 가능해진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함께 하는 축제이며, 그것이 곧 평택의 대표축제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점이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가 부여한 교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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