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앤드루스/에프
라이언 앤드루스/에프

 

박영선 사서평택시립 비전도서관
박영선 사서
평택시립 비전도서관

추분 축제가 열리는 밤, 마을에서는 종이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낸다. 전설에 따르면 등불은 강을 따라 떠내려가다 하늘로 날아가 별이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종이 등의 운명이 무척 궁금하다. 별이 될지, 수천 년 된 동굴로 사라지는지, 강바닥으로 가라앉을지, 벤과 친구들은 올해는 등불을 끝까지 따라가 보기로 결심한다. 아이들은 두 가지 약속을 한다. 아무도 집에 돌아가지 말 것, 아무도 뒤돌아보지 말 것. 하지만 어른들이 결코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한 다리 앞에 이르자 아이들의 약속은 허무하게 깨지고 유일하게 벤만 홀로 남는다. 그리고 따돌림을 당하던 너새니얼만이 끝까지 따라왔다. 벤은 어쩔 수 없이 너새니얼과 종이 등을 끝까지 쫓아가보기로 하지만 원치 않는 여행을 하게 돼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선택의 기로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고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는 너새니얼의 새로운 면모에 벤은 고백한다. 

‘다른 애들이 다 너를 놀릴 때 내가 네 편을 들어 줬어야 하는데, 그럴 용기가 없었어.’ 

‘다른 애들은 다 돌아갔는데도 너만 끝까지 남았잖아? 나는 그 약속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너밖에 없을 거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었어. 그리고 결국 내 짐작이 맞았지!’ 약속을 어긴 친구들에게 실망한 벤에게 너새니얼은 믿음과 우정을 보여준다.

또한 모험 중에 우연히 만난 곰- 가족을 위해 잡은 물고기를 담을 커다란 바구니를 등에 짊어진 곰은 자랄 때 아빠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이 쫒던 종이 등을 곰은 물고기라고 믿으며 ‘물고기는 저 멀리 헤엄쳐 별이 된다고’, ‘별은 모든 생명체의 집이야. 우리 모두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이들과 곰은 등불을 쫓아, 물고기를 쫓아 모험을 떠난다. 

저 강 위의 등불은 어디로 데려다줄까? 나도 등불을 따라가 본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흡사 영화 ET의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고 마법사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지도를 얻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갇히고 마는 신세가 되며 펼쳐지는 탈출하는 과정은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인생을 좀 아는 곰은 말한다. 

“벤, 굳이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물에 들어오지 않으면 앞으로 오늘을 떠올릴 때마다 ‘그때 나도 물에 들어가 볼 걸’ 하며 후회할 거야.” 

이 책의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명대사다. 용기를 내는 벤과 물속에 나란히 누워 별자리를 보는 장면은 내가 용기를 낸 것처럼 설레고 흥분되는 느낌을 준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수한 버킷리스트를 만든다. 어원대로라면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절박한 것들이지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는 의지와 용기일 것이다. 벤이 그런 의미에서 물에 들어가는 모습과 함께 옆에 있어준 너새니얼과 곰의 우정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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