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국운을 일으키고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을 일깨우고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다

정재우 대표가족행복학교
정재우 대표
가족행복학교

초등학교 5학년 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의 권유를 받아 육상 선수가 되었다. 일정 기간 훈련을 받고 교내 대표로 진해시 초등학교 연합 체육대회에 넓이뛰기 선수로 출전해 우승한 적이 있었다. 6학년 때는 높이뛰기 선수로 나가 우승했었다. 고교 1학년 때 전교생 체육대회에 운동장 10바퀴를 도는 장거리 시합에 출전해 전교 꼴찌를 했다. 그래도 완주했다는 자부심으로 영원히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남았다.

한 개인뿐 아니라 일정한 집단이나 국민 단위의 공동체에 미치는 스포츠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88올림픽 이후로 대한민국의 존재감을 온 세계에 알렸다. 2002년 월드컵 개최로 국위를 선양했다.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의 대로마다 붉은색 인파의 물결이 뒤덮였다. 전 세계인에게 한국인의 인상을 강렬하게 심어주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스포츠가 주는 신선한 영향력을 보았다. 올여름 우리 국민들은 폭염과 태풍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정책 경쟁보다 정당 전쟁으로 식상해진 정치와 날마다 체감하는 고물가 장바구니 경제에 눌려있던 국민들에게 모처럼 신선한 즐거움을 연휴 기간 내내 안겨 주었다. 국민 사기가 크게 높아졌다. 스포츠 전문평론가는 목표에 비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절하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우울한 국민 정서를 한 방에 날려 보냈다.

홍대 앞 레드 거리에 쏟아져 나온 젊은 물결이 그것을 대변한다. 야구와 축구, 배드민턴 결승이 있던 날은 승리를 휩쓴 빅데이였다. 7연승의 신화를 달성한 양궁,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펜싱, 경기를 즐기며 띠동갑 언니와 환상의 호흡을 맞춘 탁구, 황금시대를 불러온 수영, 연봉 100억 대의 선수가 뛴 e게임,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은 위로가 되고도 남는다.

필자가 나가고 있는 탁구 동호회는 흥분상태로 반응했다.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스포츠 분야도 같은 증상이 일어날 것이다. 스포츠는 이제 스포츠의 지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선수 그들만의 리그는 더욱 아니다. 국민체력 증강과 정서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원래 국제적 스포츠 이념과 정신은 한 마디로 평화와 연대, 건전한 경쟁이라고 본다. 이런 정신으로 세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각 분야에 신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무엇보다 전쟁을 미연에 억제하고 대화로 연합을 이루어 당면한 기후 위기와 기아, 질병을 이겨내야 한다.

영화 ‘1947 보스턴’을 보고서 큰 감명을 받았다. 한 마디로 손기정의 스포츠 정신을 고스란히 전해 주었다. 보스턴 기자들 앞에서 한국이 독립한 국가임을 온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왔으니 출전하게 해달라는 호소에 목이 멨다. 그 애국정신과, 서윤복이라는 인재를 발굴하고 극한 훈련을 시켜 당당히 도전에 나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슴을 찡하게 하는 장면은 보증금 마련을 위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응원의 힘을 보여 주었다.

지금도 스포츠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국운을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도전 정신을 일깨우고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신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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