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힘의 평화’는
전쟁만 부를 뿐이다

임윤경 대표평택평화센터
임윤경 대표
평택평화센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줄기차게 벌어져 온 일이다. 이스라엘은 2차 대전 이후 영국과 미국의 지원 속에 건국됐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비원’이 되길 원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75만여 명이 자기 땅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이어 ‘대량 학살 사건’이 벌어졌고, 이때부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기 땅을 빼앗고 자신들을 쫓아낸 이스라엘 정부에 맞서 투쟁해 왔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은 끝없이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무장헬기, 전투기, 불도저, 장갑차 등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퇴거하고 인종청소를 해 왔다. 병원, 학교 등 민간시설을 폭격하고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을 학살했으며 난민촌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불태웠다. 저항하는 시민 수천 명이 사망했고 감옥에 갇혔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의 보복 공격을 지지했다. 그동안 폭격과 점령의 만행을 저질러 온 것은 이스라엘 국가이지 팔레스타인이 아닌데도 말이다. 70년 분쟁의 종식은 피의 보복과 압도적인 힘의 전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해결책은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대화’를 통해 점령을 종식하고 폭력의 악순환을 끝낼 길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오만과 권력욕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분열과 내전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중동 최강의 군사력을 갖추고, 핵무장을 한 압도적 군사력을 갖춘 나라다. 하지만 엄청난 무기와 압도적 힘을 가졌음에도 분쟁을 막을 수 없었다. AI 도청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했음에도 분쟁을 예측조차 못 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지금 한반도 상황이 오버랩 된다. 한국 또한 군사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다. 윤 정부는 후보 시절부터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며 선제타격을 이야기하고 선제공격을 외치고 있다.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 윤 정부는 어떤가. ‘대화’는 없고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무의미”하고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가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 이번 이스라엘 분쟁으로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뉴스를 통해 매일 ‘전쟁’ ‘핵’ ‘압도적인 힘의 평화' ‘선제공격’이란 단어를 접한다. ‘안보’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둔 한국사회에서 전쟁, 한미동맹, 한미일동맹, 한미연합훈련, 전략무기 관련 정보는 그리 생소하지 않은 주제다. 특히 평택은 미군기지 두 곳이 있어 더욱 그렇다. 일상에서 군사화된 단어와 정보가 넘쳐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무기수입 문제,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한 피해 문제, 국방비 예산의 과다 편성 문제를 나의 문제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전쟁이나 안보 문제에 있어 시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회 분위기와 체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주변화, 가짜 뉴스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시민들은 결국 지금 정부의 ‘압도적인 힘의 평화’에 능동적으로 지지하는 공법이 되는 건 아닐까 두려울 뿐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가. ‘압도적인 힘의 평화’는 전쟁만 부를 뿐이다. 전쟁이 끝나길 바라며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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