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의 현장을 기록하고 보존해
평택을 소개하는 것이
평택을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법이 아닐지 생각한다

정봉주 주무관평택시 미래전략과
정봉주 주무관
평택시 미래전략과

벌써 14회를 맞이한 평택박물관 포럼이 지난 10월 20일 개최됐다. ‘해양 인문학의 현장성과 조명치 특별전의 이해’라는 주제로 개최된 포럼은 해양 인문학에 대해 생소한 나에게 호기심을 갖게 했다. 해양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해양에 담긴 특이한 현상을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문화, 역사, 생태계 등을 인문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김창일 학예연구사는 바다 인문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그 첫걸음으로 현장기록을 가장 먼저 역설했다.

인류학과 민속학은 과거의 학문인가? 현재의 학문인가? 과거 바다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를 기록하는 그때 당시 조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장성이 없는 민속지는 김빠진 콜라’라는 말처럼 제보자와의 만남, 대화 과정, 관찰 대상을 선택하고 기록할 사건을 선별하거나 배제하는 것 모두 당시 조사자의 몫이기 때문에, 당시 조사자가 듣거나 보지 않았다면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기록으로 남길 것인가는 전적으로 조사자의 몫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그리 중요치 않게 생각되었던 조사자의 역할이 현재는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러나, 조사자가 기록한 사실이라고 하여 그것이 과연 현장의 진실과 일치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아니다. 조사자가 사실을 인지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화 등은 왜곡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각의 조사자가 가진 지식의 깊이나 객관적 태도 여부와는 관계없이 개개인의 삶과 각각의 사건을 가치화하여 기호화시키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조사자의 판단에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사자는 무엇을 기록하고 민속지로 보관해야 할까? 김창일 강사는 이러한 바다 인문학을 역사로 보존하기 위해 조기, 명태, 멸치를 선택했다. 각각 서해, 동해, 남해의 대표 어종일 뿐 아니라 과거의 신앙, 노동요, 유래담과도 깊게 연관된 조·명·치는 우리나라와 떼어낼 수 없는 대표적인 어종일 것이다. 결국 조사자는 본인이 기록한 사실로 대중을 설득하거나 그들을 공감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사건을 탐구하고, 이를 가치화시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평택에서도 평택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평택 역시 평택호 및 평택항과 관련되어 해안도시 또는 항구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는 평택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해안 및 항구도시로서 과연 얼마나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김창일 학예연구사가 말하는 ‘해양 인문학’을 우리 평택박물관에 도입시키기 위해선 아직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시립박물관에 해양 민속지를 다루는 데에 있어 부정적일 수 있다. 물론, 민속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역사학에서 말하는 ‘기념비적인 역사’ 혹은 ‘골동품적 역사’를 기록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무척이나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현장을 기록하고 전시로 보여주는 일은 대중에게 역사의 발언권을 주는 일”이라는 말처럼 위대한 업적을 지닌 사람을 소개하는 것만이 아니고 당시 민속의 현장을 기록하고 보존해 평택을 소개하는 것이 평택을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법이 아닐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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