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대응형돌봄사업 같은
사회적 안전망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진숙 센터장더인재가복지센터
김진숙 센터장
더인재가복지센터

평택시 팽성읍 신궁리에 사는 B 모(86세, 여) 어르신은 혼자 사신다. 자녀들이 있으나 여러 사정으로 타지역에 거주하므로 낮 시간은 방문요양서비스를 받아 생활하시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시간, 특히 밤시간에 집 밖 출입은 엄두도 못 낸다. 어느 날 밤 화장실이 급해 이동변기로 옮기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는데 끙끙거리며 일어나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바지에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 일로 B 노인은 심한 우울감을 느꼈다.

2022년 말 평택시 인구는 57만 8529명에 노인인구는 7만 3372명, 12.7%이다. 전국 노인인구 17.47%와 비교해 평택시는 비교적 노인인구 수가 적은 편이나 2023년 9월 말 평택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만 6594명, 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독거노인의 비율은 30.9%를 넘어 전국 평균 19.5%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더불어 독거노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5~69세 독거노인가구 비중은 감소하고 있으나 80세 이상 독거노인가구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독거노인은 경제적 문제, 건강 문제, 사회적 관계망 결여, 돌봄의 문제, 여가 활동의 부진, 주거 문제, 폭력이나 범죄로부터 안전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고,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노인에 비해 예방접종, 건강검진,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의료서비스 이용 등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쉬우며 사회관계망 지원체계가 부족하다.

독거노인과 치매환자의 급증으로 인해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노인돌봄서비스는 기능적 제약으로 인해 자신을 돌볼 수 없거나 일상적인 사회 참여가 어려운 노인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해 건강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건강 악화를 예방하는 서비스다. 낮에는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의 돌봄이 이뤄지고 있으나 야간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의 서비스는 전무한 상태다.

‘누구든지 자기 집에서 익숙한 공간에서 계속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 AIP(Aging in Place)’는 늘어가는데 노인이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건 가족의 의지가 없으면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2011년 ‘개호보험법’ 개정을 통해 지역포괄케어사업을 추진해 24시간 대응하는 정기순회 임시대응서비스의 복합형서비스 창설, 개호예방과 일상생활지원종합사업 창설 등 의료·개호 연계를 강화해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야간대응형방문개호서비스는 야간에 정기방문, 수시방문으로 방문 개호원이 방문해 24시간 상시 조력을 돕는 야간에 최적화된 노인 케어 서비스이다. 

우리나라는 독거노인, 장애인을 위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가 있다. 이용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야간의 응급상황에 대처할 사회적 안전망은 미흡하므로 야간대응형돌봄사업 같은 사회적 안전망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평택이 AIP가 실현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시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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