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와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공청회 등을 통해
민의를 수렴하라

김기홍 위원장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평택비정규노동센터 소장
김기홍 위원장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평택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평택시는 고덕동에 2026년 개교를 목표로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평택시는 2021년 6월 LH, 평택도시공사와 협약을 맺어 평택도시공사가 LH로부터 공동주택부지를 공급받아 아파트를 건립해 얻은 수익금 1000억원으로 국제학교 건물을 지어 평택시에 기부채납하면 평택시는 학교 건물을 국제학교 측에 임대하기로 했다고 한다.

고덕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이러한 과정이 과연 우리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단체에 충분히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에서 진행된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이에 반대하는 정당이나 교육, 시민단체들과 어느 정도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모든 국민은 헌법에 보장된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덕국제학교는 일부 세력의 특권을, 교육을 통해 더욱 공고히 하는 계층 차별적 정책이다. 더구나 국민의 세금으로 외국 법인에 특혜를 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예전에도 우리는 교육의 공공성보다는 정치인들의 이해에 따라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공교육 체제가 심각하게 훼손된 경험이 있다. 힘차게 추진되고 있던 평택교육평준화 추진도 교육감이 바뀌자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상대적으로 통학 여건이나 학교 시설이 낙후된 지역에 재정을 투자하고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시장과 관련 공무원 그리고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현재 특별법으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는 인천 송도나 제주도의 사례를 봐도 설립 목적에 맞는 성과나 결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국제학교를 유치했다고 해서 그 지역의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고도 볼 수 없으며, 또한 그 지역 학생 대부분이 진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우리 세금으로 국제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오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지출해야 하는가? 대다수의 우리 지역 아이들을 위해 어떠한 교육적 조치를 해 나가고 있는가?

국제학교 설립은 우리 지역 내 공교육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크다. 현재 운영 중인 제주국제학교의 경우 특별히 입학 자격에 제한이 없기에 전적으로 내국민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국제학교가 교육국제화특구로 확대되면 특구에서는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특목고처럼 애초의 설립 목적에 맞게 국제화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교육에 치우치게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온갖 특혜 속에서 학교 서열화를 더욱 세분화, 가속해 비정상적인 학벌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특히, 국제학교의 등록금은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 수천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는 국제학교가 설립되면 교육비의 차이로 인한 우리 평택시민들의 허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일에 평택시가 나서는 꼴이다. 평택시 관계 당국과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시민 공청회 등을 통해 민의를 수렴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