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은행나무 출판
최진영/은행나무 출판

 

한혜성 사서/평택시립 비전도서관
한혜성 사서
평택시립 비전도서관

‘구의 증명’은 2015년에 출간되고 아직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소설책이다. 최진영 작가는 지난날, 애인과 같이 있을 때의 추억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사랑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분명 살아 있으면서도 ‘살고 싶다’는 생각에 빠졌다고 한다. 그중 사랑하고 쓴다는 것은 지금 내게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책이 ‘사랑’에 관한 책임을 소개하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묻고 있는 사랑 후 남겨진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소설에서 두 주인공인 ‘구’와 ‘담’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사랑을 키워나간다.

‘구’에게는 부모가 남긴 빚이 있었고, ‘구’가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다 ‘구’는 죽게 되고 ‘담’은 고단한 삶이 배어있는 ‘구’의 몸을 조금씩 먹는다.

작가의 표현 특성상 몸을 먹는다는 내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MBTI 유형 중 T들은 그러한 표현이 이해하기 힘들고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소설 속의 ‘구’를 증명하려면 이렇게 자극적으로 비현실적이고 난해한 표현과 장면을 보여줘야 작가가 전달하려는 주제가 명확히 표현되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생각을 해보았다.

“어차피 관심 없지 않았는가. 사람으로서 살아내려 할 때는 물건 취급하지 않았는가. 그의 시간과 목숨에 값을 매기지 않았는가. 쉽게 쓰고 버리지 않았는가. 없는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가. 없는 사람 취급받던 사람을,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는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몸을 땅에 묻을 수도 불에 태울 수도 없다. 구는 여기 내 눈앞에 있다.” -본문 38P-

그리고 ‘담’은 ‘사람이란 뭘까’라며 ‘구’를 먹으며 생각하는데 시체까지 찾아 돈으로 환산하려는 그들에게서 혐오감을 느끼며 소설 속에 표현된 ‘구’를 먹는 ‘담’이 오히려 인간적이고 ‘사랑’을 아는 것이 아닐까를 작가는 말하려 하지 않았을까 한다.

지금도 뉴스를 보면 끊임없이 전쟁과 기근과 분열로 가득하지만, 사랑하는 가족, 사랑하는 친구와 애인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힘이 나는 것처럼, 이번 가을에는‘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책으로 차가워지는 마음을 데워주고 겨울을 맞이하면 좋을 것 같다. 

도서관에 방문하여 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여러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책들을 많이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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