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 해외 한민족 공동체 역사·문화 연구에 크게 기여
윤기, 안재홍 선생의 공생 정신, 널리 배우고 계승해야
최광식, 안재홍의 열린 민족주의 오늘날도 소중한 가치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가 11월 19일 ‘제14회 민세상’ 수상자로 사회통합 부문에 이윤기 해외한민족연구소 소장과 윤기 공생복지재단 회장, 학술연구 부문에 최광식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택시사신문>은 특집기사를 통해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피고, 일제강점기 민족의식 고취에 힘쓰고 해방 이후 사회통합을 위해 애쓴 민세 안재홍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사회통합부문/이윤기 해외한민족연구소장

민세 선생의 삶과 정신 
평택사람에게 큰 자부심

이윤기 소장은 아직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던 시대에 혜안을 가지고 해외 한민족연구소를 창립했다. 윤동주 생가와 대성학교 복원, 신한촌 기념비 건립 등에 힘쓰며 해외 한민족 역사 유적의 중요성과 교류를 지원해왔다. 

해외한민족연구소는 북방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던 1989년 재외 교포들의 위상 제고와 모국과의 유대 강화, 해외 생활 공간 개척을 통한 한민족공동체 형성을 연구 과제로 삼아 설립됐다. 이후 이윤기 소장은 중국과 러시아, 유라시아 지역의 한인공동체 역사와 문화에 관한 연구와 조명에 힘쓰며 고구려와 발해유적 연구와 학술회의, 해외 한민족 교육상, 해외 한민족청년상 시상 등을 꾸준하게 해왔다. 

“저는 교포, 동포라는 말을 쓰지 말고 해외 한민족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제안했어요. 전 세계 700만이 넘는 해외 한민족은 이제 대한민국의 큰 자산입니다. 도움이나 줘야 하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영토를 넓혀나가야 합니다 ”

이윤기 소장은 유학자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심산 김창숙 선생의 고향인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심산은 그에게 평생 존경하는 인물이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와이오밍 주립대 정치학 석사, 한양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1대 국회의원과 중국 연변대 명예교수를 지냈다. 

“지금 사람들은 이해를 잘 못 하겠지만 20대 청년 시절에 독립운동하다가 극심한 고문으로 고생하신 심산 선생의 대소변을 받아내면서도 우리 세대는 그것을 큰 영광으로 알았던 사람들입니다. 민세 선생도 아홉 번에 7년 넘게 옥살이하셨지요. 민세나 심산과 같은 분들의 지조는 후세들이 꼭 본받아야 해요. ” 

이윤기 소장은 특히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민세도 1920~30년대 만주 동포 지원을 위해서 많은 애를 썼듯이 우리가 소명 의식을 가지고 해외 한민족에 관한 관심을 지속해서 가져야 한다고 했다. 

“민세 안재홍 선생은 평택이 낳아서 조국에 바친 민족지도자입니다. 그 암울한 시대에 오직 나라를 다시 찾겠다는 마음 하나로 온갖 유혹을 물리친 민세 선생의 삶과 정신을 특히 평택 사람이 큰 자부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 사회통합부문/윤  기 공생복지재단 회장

민세 안재홍 선생 공생 정신
평택시민이 배우고 공부해야

윤기 회장은 1942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모친은 1928년 목포에서 남편 윤치호 선생과 함께 한국 고아의 어머니, 목포의 어머니로 평생 고아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쓴 고 윤학자(田內 千鶴子, 다우치 지즈코) 여사다. 윤학자 여사는 목포시민의상 제1호 수상자였으며 한일 국교 정상화가 되기 이전에 일본 여성으로 문화훈장 국민장을 수훈했다. 그가 1968년 56세에 타계했을 때 목포역 광장에는 목포 시민 3만여 명이 모인 눈물의 장례식이 열렸다. 

윤기 회장은 모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1968년부터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법인인 공생복지재단 회장 등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평생 사회복지 현장에서 헌신해 왔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공생복지재단 회장, 윤학자 공생재단 회장, 일본 마음의 가족 이사장,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고문으로 있다.

윤기 회장은 일본의 사카이, 오사카, 고베, 교토, 도쿄 등에 ‘고향의 집’을 마련하여 재일 교포 어르신들의 요양과 안식처 제공으로 재외동포 권익증진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한 공생의 정신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고아와 소외 계층 아동, 장애인,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세계 고아의 날 UN 청원 운동을 통해 계층 간 갈등 해소를 실천, 사회통합에 노력했다.

“고향의 집은 재일한국인 고령자를 위한 노인 홈입니다. 1989년 사카이를 시작으로 오사카·고베·교토에 이어 다섯 번째로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 세워졌지요. 일본인을 비롯한 재일한국인 고령자분들이 고향에 있다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노인 종합복지문화센터를 목표로 합니다. 고향의 집에는 일반 노인 홈과 달리 한국인 직원이 있고, 한국 노래와 한국 음식도 있어요.”

윤기 회장은 한일 간 과거사 문제로 여러 갈등이 있지만 민간에서라도 지속해서 교류하고 소통하며 차이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사회복지를 매개로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과 일본의 사회복지전문가와 청년들의 지속적인 교류를 지원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한일 양국 시민 간의 국제 이해와 소통을 통한 갈등 해소에도 크게 노력했다.

“저도 윤학자 기념재단을 만들어 부모님들의 공생 실천 정신을 널리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재홍 선생의 고향인 평택에서도 선생의 공생 정신, 특히 다사리 정신을 시민들이 함께 배우고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고덕신도시에 건립 예정인 안재홍 기념관과 역사공원도 공생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 학술연구부문/최광식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안재홍역사공원’ ‘안재홍기념관’
개방과 소통의 정신 계승해야

민세는 선배 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의 민족주의 사학에서 큰 자극을 받았고 이를 발전시켜 신민족주의를 주창했다. 고려대 초대 박물관장을 지낸 남창 손진태 선생은 민세 선생의 신민족주의를 학문적으로 계승했다. 한국 고대사를 전공한 최광식 교수 역시 민세와 남창의 열린 민족주의에서 큰 자극과 영향을 받았다.

최광식 교수는 민세의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 시절 친구였던 인촌 김성수와의 인연으로 학감을 맡아 제자를 키웠던 중앙고등학교(옛 중앙학교)를 나왔다. 30년 넘게 한국 고대사를 연구한 사학자로 고려대 사학과와 동 대학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 사학과 교수, 고구려재단 상임이사, 한국고대사학회장, 한국사연구회장, 문화재청장,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 고대의 토착 신앙과 불교> <삼국유사의 세계> <고대 한국의 국가와 제의> <백제의 신화와 제의>  <한국무역의 역사> 등의 저서와 <삼국유사> 전 3권, <단재 신채호의 천고> 등의 역서를 저술해 한국 고대사 연구의 지평을 크게 넓힌 역사학자다. 또한 학문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고구려재단(현 동북아역사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하며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중국의 동북공정을 막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우리가 안재홍 선생에게서 특히 주목할 것은 민족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민족으로의 열린 민족주의라고 생각합니다. 당대의 민족주의가 폐쇄적 특성이 있었기에 민세주의는 선견지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세계화 시대에도 민족의 특수성을 유지하면서 세계와의 교류에 나가야 하는 현재 상황에도 유효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시절 신민족주의의 자극을 받아 남창 손진태의 유고를 정리했던 최 교수는 2004년 고려대 박물관장 재직시절 박물관에 기증된 안재홍 관련 유고 자료를 정리하여 <안재홍 선집> 6~8권 출간에 이바지했다. 이후 2008년 안재홍 민정장관 공문서의 국가기록물 2호 지정에도 힘썼고 민세 사상 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안재홍 선생 재조명에도 힘썼다. 

그는 평택 시민은 민세와 같은 민족지도자이자 문화 지성을 배출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택 시민은 민세 선생의 정신으로부터 21기 국제화 시대 한류의 정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안재홍 역사공원과 기념관 조성은 열린 민족주의의 가치를 보여주고, 해양도시 평택의 무한한 가능성도 담을 수 있다고 봤다. 퇴직 후 한국사 속의 ‘바다’와 해양실크로드에 관해 연구하는 중인 최 교수는 “평택이 세계 최대 미군기지가 주둔해 있으니 1947~48년 미군정 민정장관으로 미군과 소통했던 안재홍 선생의 활동 자료 등을 담는다면 특화된 기념관과 역사공원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세 안재홍
民世 安在鴻
1891~1965

‘민세상’은 평택 출신으로 일제강점 하에서 민족운동가·언론인·사학자로 활동하며 민족의식 고취에 힘쓰고 해방 후 통일국가 수립에 노력한 민세 안재홍 선생의 사회통합과 한국학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민세상 ▲1회 수상자는 송월주 지구촌 공생회 이사장(사회통합)·정옥자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2회 수상자는 김지하 시인(사회통합)·조동일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3회 수상자는 정성헌 한국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사회통합)·한영우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4회 수상자는 인명진 목사(사회통합)·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처장(학술연구) ▲5회 수상자는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사회통합)·김윤식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6회 수상자는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사회통합)·손세일 청계연구소장(학술연구) ▲7회 수상자는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사회통합)·신용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학술연구) ▲8회 수상자는 김성수 성공회 대주교(사회통합)·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학술연구) ▲9회 수상자는 이세중 환경재단 명예이사장(사회통합)·권영민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10회 수상자는 송경용 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사회통합)·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학술연구) ▲11회 수상자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크리스찬아카데미(사회통합)·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학술연구) ▲12회 수상자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사회통합)·조광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13회 수상자는 박남선 국민화합 상임이사(사회통합)·김학준 단국대학교 석좌교수(학술연구)가 선정됐다.

제14회 민세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30일 오후 6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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