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기홍 위원장<br>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br>평택비정규노동센터 소장
김기홍 위원장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평택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노동자·농민·다문화·장애인·성소수자·청년·여성 등의 원내 진출을 더욱 쉽게 하고, 다양한 정치적 생각을 대표할 수 있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비례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없애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는 여러 시민사회의 요구에 두 거대 정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정치 개혁의 칼자루를 개혁의 대상에게 맡겨 놓는 비상식적인 일을 지속해야 할까? 정치학자, 헌법학자 등의 전문가와 다양한 분야의 시민 대표를 선출해서 정치개혁위원회를 만들고 이 위원회에서 제안한 안을 국회에서 표결을 거쳐 확정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언제까지 우리는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생선 가게 주인이 되어야 하는가?

도대체 정치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지도자에게 정치를 맡겨야 할까? 한 나라의 정치는 국가 기구를 통해 집약적으로 표현된다. 아인슈타인은 “국가는 우리의 심부름꾼이어야 한다. 우리는 국가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 바 있다. 국가를 끌어 나가는 사람, 즉 지도자가 민주적이지 못하면 우리는 국가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 지도자는 시민이 뽑게 되므로 결국 시민이 국가의 지배를 받는 것은 잘못된 지도자를 뽑았기 때문이다. 더 따져 보면 시민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일 확률이 높다. 학교 교육이나 직장 등에서 철저히 훈련돼야 할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나 정치 참여는 성적이나 대학입시를 위해, 지금의 임금 인상이나 복지 향상 등의 이익을 위해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공동체에 돌아오게 된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드러나는 정치인의 이미지는 권모술수와 이합집산에 능할 뿐만 아니라 사리사욕 채우기에 급급한 존재다. 나아가 가끔 의석 단상 주변에서 고함과 욕설 등으로 아수라장을 연출하고는 화면 너머 어딘가에서 언제 그랬냐 싶게 자연스럽게 악수하고 활짝 웃는다. 그들만의 권력과 부를 유지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 주변에는 정치 혐오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공약을 내건 모 정치인이 몇 년 전에 대선 주자로까지 언급되고 ‘정치적 희망’으로까지 등장한 적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절대적인 특권은 그대로 놓아둔 채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주장은 그들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늘려야 한다. 정치 혐오는 오히려 기성 정치인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많은 경우, 시민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인해 ‘잘못된 정치인’을 뽑게 되고 그 결과 시민들이 그들 ‘악인들’에게 지배당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들을 선출한 결과 치르게 될 사회경제적 대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노자는 도덕경 18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육친불화六親不和, 유효자有孝慈’.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효도와 자애가 생겨난다는 뜻이다. 가정에 불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렇게 시대가 어려울 때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이며, 이러한 간절함이 길과 희망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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