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자료 수집과 연구로
많은 시민에게 평택 역사를
올바로 전하겠다고 다짐한다

강정식 학예연구사평택시 문화예술과 박물관팀
강정식 학예연구사
평택시 문화예술과 박물관팀

어느덧 16회를 맞이한 ‘평택박물관포럼’이 지난 12월 15일 평택시남부문예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주제는 ‘사진역사분석학’, 간단하고 명료한 일곱 글자는 상당히 깊고 무거운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호기심과 같은 자극을 주기도 한다. 2022년 9월 제1회 포럼을 개최한 이후 최근까지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평택박물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공유해 왔지만, 학문적 차원에서의 역사적 분석방법론을 화두로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포럼을 진행한 박환 선생님은 지난 1986년부터 올해까지 약 38년간 대학교수로 한국 근현대 역사와 관련된 수많은 연구를 진행했고, 다수의 저서와 논저를 발간한 학자이다. 평택의 역사 연구 등 현안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독립·민족운동과 여러 인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출처와 내용이 전혀 다른 사진이 예시로 소개된 사례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예로 일제강점기 황국신민의 서사를 낭송하는 사람들이 찍힌 사진이라 알려졌던 것이 실제로는 친일 매체에 수록된 ‘진혼의 정신통일운동’ 사진이었다는 것, 1920년 청산리 전투 이후 만주 일본군이 조선인에 대한 만행을 저질렀다며 수록된 사진이 러일전쟁 당시 피난민의 사진이었음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의병을 처형하는 장면으로 알려졌지만, 철도 건설을 방해한 조선인을 군율에 따라 총살했다는 사진, 3·1운동과 관련된 장면으로 익히 알고 있었던 장면이 원래는 고종황제 장례 예행연습 당시의 모습이었다는 점 등 상당히 많은 사진이 대중에 잘못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택과 관련된 제언도 있었다.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데 일제가 조성한 모든 시설에 대한 조사와 자료수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택역뿐만 아니라 관공서, 주요시설 등에 대한 사진과 평택의 기반이었던 농업 관련 사진,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는 장터나 마을 사진 자료를 모두 수집한다면 당시 평택의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또한 평택 인물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진행하길 당부했다. 대표적 인물인 안재홍과 원심창, 그리고 3·1운동 관련 인물과 수형자 카드가 남아있는 독립운동가 등 수집할 수 있는 자료는 철저히 조사해 향후 평택박물관의 중요 자료로 활용해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포럼이 끝날 즈음 강사가 서두에 이야기했던 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어 하루에도 수백, 수천 장씩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듯하다. 반면 과거 사진을 떠올려보면 정반대의 분위기가 생각난다. 최고의 한 장을 남기기 위해, 그 한 장에 모든 것을 담기 위해서 소요되는 긴 시간을 말없이 참고 있는 듯한 묵묵한 표정, 밀집한 많은 사람의 불협화음을 조율하고 있을 사진사의 초조한 얼굴이 그려지는 것이다.

무거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꼈던 이번 포럼은 한순간에 지나가듯 짧은 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반면, 평택 역사 연구와 관련해 많은 과제를 떠안은 기분이기도 하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적극적인 자료 수집과 연구를 통해 많은 시민에게 평택 역사를 올바로 전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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