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누구에게나
놀이터이자, 휴식의 공간이자,
쉼터이자, 마법과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

조은정 독서교육 강사
조은정 독서교육 강사

우리 지역사회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도서관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 도서관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면서도 공동체적인 공간이다. 개인에게 함몰되지 않고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는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는 지혜의 보고가 도서관이라면 그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습관과 도서관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것은 인생의 호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새로운 도서관의 건립에 대해 지역주민으로서 대환영이다.

더구나 한옥도서관이라니 한옥의 공간이 주는 매력을 생각하면 그 아름다움을 말해 무엇할까 싶으면서도 마음이 울렁인다. 시각적으로 한옥의 아름다움은 이음새와 곡선에 있다고 본다. 견고하고 조화롭게 이어진 선 사이를 시선이 순식간에 지나더라도 그 아름다움이 마음에 들어올 것이다. 특히 사계절과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한옥의 자태를 생각하면 삶의 형태와 닮아있는 건축물이다. 그런 공간에서 책과 노니는 인생을 생각하면 흐뭇한 마음이 올라온다.

추억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역사가 시간의 순서대로 사건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면 추억은 그 사건 중 행복한 기억을 언제든 소환해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도서관의 공간과 이야기가 쌓여 나의 추억이 되고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면 도서관의 역할은 그대로 이미 충분하다.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은 바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옥도서관은 특화된 서비스와 행사가 개발되고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다.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할 때 자연에서 배우라고 말한다. 자연의 24절기에 맞춰 순리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실천한 우리 문화를 배우며 삶의 본질을 느끼고 깨닫고 실천하라는 의미이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좀 더 자연의 철학을 배우고 우리 문화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연구해서 제공할 수 있다면 한옥이라는 특수한 건축물이 가진 도서관의 역할이 조금 더 빛나지 않을까.

청소년들이 놀고 싶고 머물고 싶고 나누고 싶은 도서관의 공간과 프로그램이 되는 것, 중장년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편안하게 휴식하며 성장하게 하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되는 것, 외국인들에게 한옥도서관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놀이터이자 휴식공간이자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좋은 추억을 쌓고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국의 문화와 체험을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 도서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은 아주 어린 아이부터 많은 나이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생애 어떤 지점에 있던지 도서관을 기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공간이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그 어떤 대상과 주어진 문제를 우리 문화와 자연의 순리를 바탕으로 지혜로운 놀이로 풀어내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한옥도서관이 우리 동네에 들어온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한옥도서관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며 한 층 더 높은 삶의 예술을 누리고, 더 많이 머무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도서관이 누구에게나 놀이터이자, 휴식의 공간이자, 쉼터이자, 마법과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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