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시민을 위한 시정이고
시민 중심인지 심각히 고민해야

김훈 공동대표평택환경행동
김훈 공동대표
평택환경행동

평택시민은 요즘 청북읍을 관통하는 관리천의 새파랗게 변한 모습에 놀라고, 평택시장의 상수원보호구역 보전에 눈감은 모습에 분노를 넘어 허탈한 심정이다. 관리천의 모습에서 환경재앙에 직면할 미래의 평택호와 안성천의 모습을 떠올리며, 반도체산업에서 사용하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이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일지 모른다는 의구심과 걱정이 더해진다.

고덕산업단지 반도체공장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평택의 성장을 상징하지만, 그 이면의 환경문제를 다시 되새기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 수백 종의 맹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만, 상당량이 배출기준조차 없이 수계로 배출되고 있으며, 반도체공장 주변으로 대형 가스 생산·취급 공장이 줄줄이 입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S사는 법적 기준으로 배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폐수가 방류되는 서정천 하류에서는 물고기를 흔히 볼 수 있고, 그 물고기는 평택호의 민물고기가 되어 전국으로 유통될 것이다.

이뿐인가? 반도체 폐수는 현재의 하루 20여만 톤에서 2030년경에는 고덕산단 6공장까지 완공으로 100여만 톤으로 늘어날 예정이며, 평택호 담수로 생산되는 쌀과 채소의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아 시민 건강에 어찌 작용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안성천 수계 고삼저수지 상류에는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가 2027년 말이면 가동이 시작되고, 이에 더해 진위천 상류인 용인 이동면과 남사면에는 반도체국가산단이 추진되고 있어 평택호로 유입되는 반도체 폐수는 날로 더해만 갈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넘어서 평택호와 안성천수계의 수질보호를 책임져야 할 평택시장은 “상수원보호구역 조정 불가피”를 2023년 11월 말 평택시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언급했고, 최근에는 시민환경단체의 상수원보호구역 조정 언급에 앞서 시민 의견을 먼저 수렴하라는 마땅한 요구를 무시하는 것인지 주민설명회를 한다며 그 내용에 ‘상수원보호구역 조정 당위성 등’을 포함해 시민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누구를 위한 시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시정 구호로 내걸었던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 환경 우선 평택시정’은 온데간데없다. 자신이 최고라는 우월의식과 나를 믿고 따르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평택시장의 패착은 시민을 환경재앙에 빠뜨릴 수 있는데, 어찌 따라갈 수 있을까. 평택시장의 실패는 그의 실패를 넘어 시민을 나락으로 내몰 수도 있다.

수년 전 우리는 용인시 원삼면 SK하이닉스 민·관·산 상생협약 체결 때 평택시가 ‘우리 시와 무슨 관계냐’며 평택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 확보에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경험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폐수가 한천을 거쳐 안성천, 평택호로 유입되는데, 평택시와 관계없다니 이게 무슨 궤변이란 말인가?

평택시장은 협치를 내걸고 협치회의를 운영하고 있지만 협업은 미미하고, 시민사회를 외면하며, 일방통행식 행정만이 남았다. 시민은 평택시장이 시민을 위한 시정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 무엇이 시민을 위한 시정이고, 시민 중심인지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