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 등 12인/위즈덤하우스
김겨울 등 12인/위즈덤하우스

 

정서영 사서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정서영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요즘 사는 맛>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푸드에세이다. <아무튼 술>의 작가 김혼비, <채공녀 강주룡>의 작가 박서련, <천 개의 파랑>의 작가 천선란 등 12인의 작가가 저마다의 개성으로 열정적인 음식 이야기를 펼친다. 그들의 음식을 향한 세레나데를 보고 있자면 어쩐지 힐링마저 되는 듯하다. 가끔은 무거운 주제의 책에서 벗어나 가볍게 기분을 전환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인은 밥심이라 할 정도로 “밥은 먹고 다녀?” “밥은 먹고 살 수 있겠지?” “언제 밥 한번 먹자.” 등 일상에서 밥이 담긴 표현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단순히 밥을 먹는다는 의미가 아닌 잘 먹는 일을 미덕으로 삼고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서글프게도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영양가 있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기란 꽤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허겁지겁 먹기 일쑤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을 버티며 살아가는 이유는 다 먹고살기 위함이 아닌가. 먹는 일에 진심인 작가들의 에피소드를 일부 소개한다.

책의 첫 에피소드인 김겨울 작가의 <그 이름은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는 작가의 토마토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 평소 토마토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토마토 찬가를 읽으면 그가 소개하는 토마토 레시피를 시도해 보고 싶어질 것이다. 토마토에 대해 이토록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디에이트 작가의 <나의 완벽한 평냉 메이트>에서는 평양냉면에 얽힌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나만을 위한 푸짐한 식사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는 배가되는 행복이다. 음식으로 전하는 사랑을 느껴본다.

음식은 또한 여행지에서 먹은 음식은 여행의 기억을 선명하게 해주기도 한다. 천선란 작가의 <뉴욕에서 르뱅쿠키 먹을 날을 기다리며>는 르뱅쿠키를 통해 뉴욕 여행의 기분과 느낌을 추억한다. 

작가의 경험이 담긴 에피소드를 통해 일상 속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겨본다.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여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음식의 기쁨과 위로를 놓치지 말자.

■ 책 속으로

토마토의 멋짐에 대해 말하고 싶다. 여름날 숭숭 썰어 설탕을 뿌려 먹는 토마토 말고도, 다이어트 할 때 고생고생하며 먹는 방울토마토 말고도, 새콤달콤해 호불호가 갈리는 토마토 주스 말고도, 토마토가 얼마나 멋진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말하고 싶다. 세상에 이렇게 축복 같은 식재료가 있을까. 지금 나는 진심이고, 토마토만 있으면 무적이다. 그 이름은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 김겨울, 〈그 이름은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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