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사서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이영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대화 도중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반복합니까?”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합니까?”

“가족, 친구, 물건의 이름을 잘 말하지 못합니까?”

“책, 신문, 광고 전단 등을 읽고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까?”

 

위 질문에 하나라도 ‘그렇다’고 대답했거나 요즘 부쩍 ‘그 단어가 뭐였더라?’라고 자주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말과 글의 노화를 막기 위한 언어병리학자의 조언’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우리의 뇌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현재 어떤 상태에 빠져 있는지, 뇌를 활성화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 언어와 노화에 관한 다양한 이론과 활성화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는 때때로 입속에 맴도는 단어,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 등 생활 속에서 나의 언어능력이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쇠퇴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곤 한다. 소위 말하는 팝콘뇌가 된 것은 아닐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뇌가 퇴화한 건 아닐까 걱정되어 밤잠을 설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걱정은 나이가 들수록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찾아오는 지극히 평범한 노화의 과정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른바 ‘언어의 노화’를 급속하게 겪는 것은 아니다. 피할 수 없는 ‘늙음’의 여정에서 다정한 길잡이를 만나 조금 더 더디게, 우아하게 나이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안정적인 중년과 노년의 일상을 슬기롭게 준비하기 위한 애정 어린 저자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이 책은 노화가 언어에 끼치는 영향, 늙은 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늙은 뇌를 위한 인지보존능력 등 뇌의 비밀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진정한 뇌의 노화는 신체의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체만큼 뇌나 언어 나이에도 갖가지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책의 중반 이후부터는 슬기로운 언어생활자가 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의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법이나 담화 능력을 기르는 방법 등을 게임의 형태로 알려준다. 덕분에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게 배울 수 있고 실생활에 쉽게 적용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방법이 단발성이거나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멀티플레스형 뇌로 거듭날 수 있기 위해 읽기 경로를 활성화하는 법, 쓰기 능력을 강화하는 법 등 실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언어는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전하고 활성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 스스로 슬기로운 의사소통 파트너가 되기 위한 미션에 도전해보자.

우리 중 그 누구도 아직 늦지 않았다. 인간의 뇌는 놀랍도록 회복력이 좋다. 물 흐르듯 이야기하는 예전의 내가 그립다면 하루라도 빨리 이 책의 첫 장을 넘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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