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수 / 유노북스
강용수 / 유노북스

 

박주하 사서평택시립 안중도서관
박주하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고통 총량의 법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겪을지 예측할 수 없을 뿐이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보라.’

- 본문 90페이지 중에서 -

 

사실, 책 제목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쇼펜하우어에 관한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평소 철학이나 심리학 서적을 종종 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쇼펜하우어에 대해 딱히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제목에서 언급되는 ‘마흔’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책을 택하게 되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참 어렵게 느껴진다. 

어렸을 때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아득히 멀게 느껴졌고, 그 나이쯤 되면 인생은 굉장히 안정되어 있을 줄 알았다. 인생의 고민과 마주치면 쉽게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 마흔이 되고 말았는데…, 여전히 마음은 방황하고 위로가 필요하다.

마흔, 이 시점에서 왜 하필 쇼펜하우어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마흔은 20대처럼 모든 것이 가능한 연령대는 아니다. 또 30대처럼 무한히 성장하고자 하는 동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시중에 즐비한 성공에 관한 자기계발서에서 언급하는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은 어쩌면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 오히려 조금은 슬프고 조금은 덜 매력적일 수 있지만, 고통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현실적으로 더 와닿는다. 

쇼펜하우어 본인 또한 40대 중반부터 실력을 인정받고 명성을 얻었다. 그에게도 40대는 위기를 넘은 때이자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마흔의 삶에 지혜를 주는 그의 조언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행복의 핵심은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줄이고, 피하고, 견디는 것에 있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면서 고난과 역경의 파도를 만나지 않을 수는 없다. 필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그런 고통을 어떻게 인정하고 받아들여 내 삶의 자양분으로 삼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또한 그는 내면에 집중하기를 강조한다. 

인생의 무게 중심을 밖에서 안으로 옮기고, 혼자 있는 고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타인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취향에 따른 인생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은 없다고 한다. 마흔, 흔들리면서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 나이다. 이 책을 함께 읽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만의 꽃을 아름답게 피워내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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