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소태영 상임대표평택시민연대 담쟁이
소태영 상임대표
평택시민연대 담쟁이

대한민국 사회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공천으로 시끄럽다. 시끄러움이 가히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늘 마무리 단계에는 꼼수와 술수가 횡행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것도 불편한 현실이다. 정치에서 특히 극심하다. 공천은,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입후보자를 공식적으로 추천함을 이르는 말이고, 범용汎用으로는 여러 사람이 합의하여 추천함과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함을 뜻한다.

평택 지역사회도 공천 문제로 시끄럽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선출하게 될 평택지역 국회의원 수가 세 명으로 확정됐다. 확정된 선거구 획정 안에 따르면 평택시 선거구는 기존 갑·을 두 곳에서 ‘갑·을·병’ 세 곳으로 늘어났다. 평택 지역사회로서는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과 지역을 위해 열심히 활동한 예비후보에게 전략공천으로 희망을 빼앗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다. 한 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번 연속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것은, 중앙당의 시스템 공천에 문제가 있거나 특혜성 공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의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후보로 낙점해서 내려보내는 것은 평택의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문제의 본질은 우리의 정당체제와 정치체제에 있다. 대중의 높은 정치 참여 의지를 어떻게 정당·정치체제에 수용하고 반영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일상적 정당 활동과 일상적 정치 활동의 전형을 창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정당혁신, 정치혁신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지만, 곧 봄이다. 아니 봄은 왔지만 지금은 분명 얼음과 눈의 계절이다. 비정상적인 자연 앞에 정상적인 인간이 있다는 그것 또한 비정상적이다. 그런 공천과 선거의 시간이 잔인한 4월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을 위한 선거’를 위한 공천이 소리 없는 웃음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필자 생각으로는 정당이 아닌 지역주민이 직접 공천하는 세상을 꿈꿔본다.

국회의원을 잘 세워야 한다. 지역을 대변해서 국민과 지역에 필요하다고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고르고, 지역에 부끄럽지 않게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을 선거 때부터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 이후에도 끊임없이 4년 임기 동안 의정 활동을 감시하고 잘할 수 있도록 관심과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한 국회의원이라도 선거 전후가 다르다. 잘못된 선택일 때 그 후유증은 4년 내내 겪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지역 정치색에 매몰되는 경우이다. 매몰된 정치를 바르게 되돌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지역민의 의견을 묻고 국회의원에게 답을 요구해야 한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우리가 뽑았지만, 우리가 다음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군이 배라면 민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선택받은 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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