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호재’… 이마트·브레인시티 ‘악재’

평택시의 2013년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100조원 이상이 투자되는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의 착공과 LG전자 진위2일반산업단지 입주가 확정되는 등 그야말로 역동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된 한 해였다. 그에 비해 새롭게 벌어진 사건·사고는 그다지 많지 않은 해였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하지만 브레인시티개발사업은 장기화로 인해 갈등구조가 증폭되는 등 지역 사회 최대 현안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며 평택시민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2013년 평택 10대 뉴스’를 선정해 한 해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평택시의 모습을 되짚어 봤다. -편집자 주-

삼성으로 시작해 LG로 ‘화룡정점’

 
2013년은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부지 조성공사 착공에 이어 LG전자 입주 확정으로 평택시가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원년이 된 해다. 5월 14일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부지 기공식장의 오색연막은 2010년 12월 23일 사전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평택시민들을 가슴 졸이게 했던 불확실성의 안개를 대신해 피어난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 삼성이라는 대기업의 첫걸음으로 봄날을 달군 희소식은 12월 5일 ‘평택 진위2일반산업단지계획’이 ‘경기도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최종 심의를 통과하고 최종 승인 고시됨에 따라 매서운 한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화룡정점’으로 2013년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찬 소식과는 달리 고덕산업단지 기반조성 공사와 관련해 정부가 평택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당초 약속한 국비지원율을 대폭 하향 조정해 대폭적인 정부 지원 유치를 홍보했던 정·관계 인사들의 말이 공약(空約)이 돼버린 씁쓸함도 겪어야만 했다.

통복시장, 이마트에 생존권 사수 ‘맞서’

 
통복전통시장이 1951년 개장 이래 62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상가가 문을 닫는 철시(撤市)를 통해 ‘평택 이마트 2호점 입점 저지’에 나섰다. 12월 9일 평택 통복전통시장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평택 이마트 2호점 입점 저지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에 소속된 500여명은 통복시장에서 출발해 평택시청까지 거리행진을 통해 시민들에게 이마트 2호점 입점 저지에 대한 당위성을 홍보했다. 상인들은 통복시장이 개장된 이래 처음으로 전체 상인들이 문을 닫고 시위에 참여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은 비전동에 들어서는 이마트 2호점뿐만 아니라 공도읍 진사리에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들어서는데 좁은 지역에서 이같이 많은 대형마트가 들어서게 되면 지역 상권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저지에 나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시의회 역시 12월 18일 제164회 평택시의회 제2차 정례회 폐회 후 ‘평택 이마트 2호점 입점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LH, 소사벌지구 도서관 건립 불투명

 
평택지역에서 한창 논란이 일고 있는 소사벌택지개발지구 내 도서관 건립과 관련해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당연 기부채납이 아닌 내년 4월 사업 준공 시점에 개발이익이 생기면 도서관을 지어주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해 시민들을 당혹케 했다. 그러나 이는 공원과 녹지시설 면적 감소만큼 도서관을 추가계획 해 수립한 것으로 평택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민들의 시각이다. 소사벌택지지구 내 도서관 건립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대표들은 소사벌택지지구의 현재 공정율이 90%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은 평택시가 LH에 맞서 도서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LH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평택시와 시민들을 상대로 약속한 도서관 건립에 대해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브레인시티사업 치열한 진실 공방

 
브레인시티개발사업으로 인해 평택지역은 2013년 한 해를 진실공방의 수렁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어야 했다. 1월 초 100만㎡(30만평)의 산업단지를 경기도와 평택시가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평택시가 제시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던 브레인시티 문제는 3월 초 민병균 전 평택도시공사 사장이 인터뷰를 통해 진실공방의 불을 지피고 지역주민들은 경기도청 앞에서 삭발 밤샘농성을 벌이는 등 극한 분쟁 양상으로 번져갔다. 4월에는 시민단체가 평택시장과 담당과장을 ‘고소’해 법정으로까지 비화되고 7월 2일, 사업 해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가 경기도청 청문관실에서 열리면서 정점을 이뤘다. 8월 27일 송탄동 13통 정효용 통장은 평택시 공무원이 찾아와 반대서명을 종용했다는 양심선언을 하면서 시민들은 꽃상여와 트랙터까지 동원해 시를 압박하는 등 브레인시티개발사업은 12월 31일로 사업기간 종료를 앞두고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쌍용자동차, 정상화 발걸음

 
쌍용자동차는 2013년 한 해를 어떤 기업보다 알차게 보냈다. 1월 10일, 쌍용자동차 노사가 무급휴직자 전원복직 합의를 결정하며 길고 길었던 노사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로 작용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2년 11월 20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인근 송전 철탑 농성은 해를 넘기고 2013년 5월 9일 171일 만에 송전탑을 내려올 때까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 왔다. 이러한 갈등과는 달리 쌍용자동차 경영은 최악의 국면을 넘기고 4개월 연속 1만 2000대 이상 판매를 하는 등 실적호조가 이어져 지난 2분기와 3분기 7억 원·당기순이익의 경우 15억 원을 기록,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사측은 경영 호조에도 불구하고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등 갈등의 불씨가 여전하다. 한편, 해고노동자들은 생계불안과 46억 손해배상 청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메아리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연접성 인정, 평택항 되찾기 단초

 
2004년 9월 23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평택항 서부두를 당진시에 빼앗긴 이후 ‘평택항되찾기범시민운동본부’를 결성해 권토중래를 노리던 평택시민들에게 2013년은 서부두가 성큼 평택 품으로 다가선 느낌을 가질 만큼 희망을 갖게 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먼저 소식이 들려온 것은 남양호방조제 하구 일대 공유수면을 놓고 평택시와 화성시 사이에 벌어진 다툼의 결과였다.  8월 27일, 안정행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 회의를 열어 평택항 모래부두 매립지를 평택시에 귀속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은 자치단체간 이견이 있는 매립지 관할구역에 대한 실질적으로 최초의 결정이라는 점과 기준이 연접성이었다는데 큰 의미를 지녔다. 11월 14일 대법원은 ‘새만금 관련 소송’에서 연접성을 중시하는 판시를 내리는 등 새로운 기준이 잇따라 세워짐에 따라 평택항 경계분쟁은 평택시가 한층 더 유리한 국면을 맞게 됐다.

평택농악·줄다리기 인류무형유산 신청

 
 
‘평택농악’은 우리나라를 대표해 2014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이 완료됐으며, ‘오룡마을줄다리기’와 ‘동령마을줄다리기’는 2014년 국가 간 공동등재 인류문화유산 신청 종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커 전승공동체에 포함되면 평택의 무형문화재 3건이 동시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특히 줄다리기는 올 3월 27일 문화재청의 줄다리기 전승공동체 현황파악 당시 평택지역 두 마을 줄다리기가 누락됐다는 문제를 <평택시사신문>에서 보도한 이후 평택시와 경기도의 긴급 조치로 9월 3일 문화재청에 추가 접수됐다. 뒤늦게 사태의 중대성을 파악한 평택시는 평택문화원에서 자료를 받아 지난 8월 26일 경기도에 오룡마을과 동령마을에 대한 ‘줄다리기 전승공동체 현황 및 전승활동 실적’을 제출했다. 경기도는 9월 3일 ‘줄다리기 전승공동체 현황파악 관련 보완자료’를 문서로 문화재청에 접수시켰다.

조용한 첫발, 고덕신도시 착공

 
지난 10월 말, 평택시 서정동·장당동·고덕면 일원에 조성되는 고덕국제신도시 택지개발사업 1·2공구가 착공에 들어갔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정부 방침에 맞지 않고 경제적 여건도 좋지 않아 예산 절감차원에서 별도의 기공식을 열지 않고 조용히 첫 삽을 떴지만 내용만큼은 삼성전자 고덕산단 부지조성 공사에 비견될만한 큰 전환점이었다. LH는 조성공사 시공사로 경남기업과 삼호 2개사를 선정했으며 경남기업은 경기도시공사가 705억 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1공구 117만 3000㎡(35만 5000평)·삼호는 LH가 652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2공구 125만㎡(37만 8000평)의 시공을 맡았다. 특히 서정리 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이번 1단계 사업은 당초 예상보다 기간을 1년 앞당겨 착공하는 것으로 빠르면 2014년 12월부터 아파트 건설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부지조성 공사를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은 2014년 말, 3단계는 2016년 각각 착공할 예정이다.

유천상수원 MOU, 평택시민 ‘뿔났다’

 
평택시와 안성시·지하수개발 전문업체인 ‘팬아시아워터’가 유천정수장 취수방식을 강변여과수 방식의 간접취수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조사 MOU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돼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지역의 큰 이슈로 대두됐다. 안성시는 상수원보호구역의 대부분인 0.957㎢가 안성시에 속해 있고 이로 인해 안성시 서부지역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며 평택시에 유천정수장의 폐쇄 또는 이전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문제는 안성천 상류에 공장이 들어서면 환경오염을 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유천정수장이 수질오염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안성시 미양면에 산업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강변여과수 취수법을 내세우는 안성시의 꼼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택은 대부분의 수자원을 팔당물에 의존하고 있어 비상시 수자원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유천정수장과 송탄정수장의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평택로컬푸드 실천운동으로 확산

 
국내 다른 지자체보다 한발 앞서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조례를 제정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교육을 진행해왔지만 로컬푸드직매장이 없어 실질적으로 로컬푸드운동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던 평택시가 8월 26일 신대동 280-6번지 은실고가에서 안중방향 평택목재소 인근에 ‘평택로컬푸드직매장’ 개설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로컬푸드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로컬푸드직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믿을 수 있는 농축산물을 가장 가까운 우리지역 소비자가 소비할 수 있도록 해 생산과 유통·소비·상생을 통한 미래 가치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갖는 것이다. 지난 7월 16일부터 11월 27일까지 15회에 걸친 로컬푸드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생산농가와 가공식품업체에는 수료증이 수여됐다. 현재까지 평택지역에는 모두 137명이 로컬푸드 전문가로 인정받아 향후 평택로컬푸드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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