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은 시민과의 약속, “절대 파기해선 안 돼”

매니페스토, 출마자가 빈 공약 못하도록 역할 다해야
당선 이후에는 여·야 함께 협의해 지역일꾼으로 일해야



 
 

 

 

 

 

 

 

 

 

 

 

■ 사회 :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부사장
■ 대담 : 전진규 전 경기도의회 의원 / 고인정 경기도의회 의원
■ 일시·장소 : 6월 19일 오후 4시, 당사 접견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평택지역의 화두는 ‘소통’과 ‘참여’였다. 공재광 제8대 평택시장 당선자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시종일관 낮은 자세로 임한 것이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된다. <평택시사신문>은 ‘공재광 평택시장, 이것부터 바꿔야…’라는 주제로 지역의 각계 전문가들과의 토론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지면에 게재함으로써 현재의 평택을 진단하고 미래의 평택을 만들어가는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박성복 : 지방선거가 20여일 가량 지나고 분위기도 어느 정도 정리된 가운데 이젠 선거과정에서 당선자들이 내세웠던 공약의 이행여부가 시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선거에서 공약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전진규 : 난 3차례 시의원과 도의원을 하면서도 그랬고 이번 선거에서도 그랬지만 공약을 내세울 때마다 항상 고민이 많이 됐다. 공약은 실현성이 있어야 하고 사업추진에 따른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와의 약속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고인정 : 정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법이나 제도 등 제약으로 인해 무조건 해 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이 공약의 기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출마자들이 내세운 공약들을 살펴보면 실현 가능성 없는 것들이 많다. 지속성 있는 공약이 바람직한 공약이다.


박성복 : 출마자들의 공약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


고인정 : 유권자들은 가시적인 것을 원한다. 그렇지만 요구하는 것이 과연 다수의 시민이 혜택을 보는 것인지 소수를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출마자가 공약을 내세울 때는 자신의 철학이 가미돼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해준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력해보겠다 정도라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선거공약으로 정하는 건 안 된다.


전진규 : 출마자들은 수요를 종합하고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상에 대한 분석과 과거를 되짚어 회상하면서 미래 전망을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에 대한 개선은 금방 이뤄지지 않는다. 유권자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도 출마자는 생각해야 하고 평택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구상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출마자들은 선각자라 할 수 있다.


박성복 : 당선 이후 검증시스템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약 검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빌 공자의 공약이 되는 이유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전진규 : 출마자가 심도 있는 검토나 긴 안목이 아닌 표피적으로 표를 얻어 당선부터 되고 보자는 감성적 공약이다 보니 빈 공약이 되곤 한다. 이런 공약은 처음부터 하지 못하도록 매니페스토 역할이 중요하다. 공약 시 재원 확보가 첨부되는 공약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건 공약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심철도 지화화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을 표기하고 세부적인 예산까지 나와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공약에 넣었다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한 공약이다. 허황된 공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내용과 재원확보가 첨부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고인정 : 단체장의 역할과 의원의 역할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인지를 못하고 있다. 공약집에는 출마자에 대한 정보사항이 나와 있는데 유권자들이 과연 공약집을 꼼꼼하게 보는가 하는 것도 문제다. 공약을 남발하지 않게 하려면 유권자들이 꼼꼼하게 보는 것도 필요하고 매니페스토의 검증이 있다면 유권자들도 한 단계 거를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만 그럴 기회도 없었다.
 

박성복 : 공재광 평택시장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과 당선 후 재검토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전진규 : 공약을 걸었을 때는 이미 검토가 끝낸 후 한 것이기 때문에 당선된 후 공약을 재조정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도심철도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면 임기 후로 미루면 안 되고 첫 번째 공약사업인 만큼 실천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


고인정 : 지역마다 당면과제와 욕구가 있겠지만 시장은 시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도시가스 공급확대는 변두리지역에서 모두 요구하는 사항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러 상황들을 종합해 도시가스를 넣는 것이 과연 경제적이고 생산적인가 검토해봐야 한다.


박성복 : 공재광 당선자의 공약 가운데 잘 된 공약 3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나.


전진규 : 출산장려에 관한 공약을 꼽을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게 재앙으로 다가오는데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은 예산을 많이 투입하더라도 해야 한다. WHO 국제안전도시 추진은 외국인이 많이 다니는 도시로서 내·외국인간 충돌이나 다인종간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에 맘 놓고 거리를 다닐 수 있게 하는 좋은 공약이라고 본다.
 

고인정 : 구도심 활성화에는 공감하지만 도심철도를 지하화 한다고 해서 구도심이 활성화되는 건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한다. 유휴 부지 활용이나 청년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전통상가나 변두리 빈 상가들이 많은데 그런 공간을 활용해서 일자리지원 정책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박물관 건립도 좋은 공약이다. 시민 신문고제도 실시도 좋다. 형식적인 시정홍보가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로 활용해야 한다.


박성복 : 보통 시장이 내세운 공약은 기획예산과에 점검팀이 있어 그곳에서 이행여부를 판단했다. 공약점검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은 어떤가.


고인정 : 시에는 각종 자문위원회가 있지만 별도의 민간인위윈회를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전진규 : 시민들이 직접 공약을 점검하는 것보다 공약에 대해서는 매니페스토가 집중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주민 대표들로 구성된 시의회에 자문위원회를 만들어서 하는 것이 좋다.
박성복 :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당선자와 시민단체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 달라.


전진규 : 공약은 당선이 확정됐을 때부터 노력해야 한다. 당선된 후 바빠지다 보면 뒤로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현가능한 공약 중심으로 세우되 당선자의 의지가 필요하고 초기부터 노력해야 한다. 자기의 공약에 대해서는 취임 초기부터 노력해야 한다. 다른 의원들과의 협조도 필요하다. 자신과 다른 상임위원회 위원들에게 부탁도 하고 상호 노력해서 공감하고 협조를 구하는 게 필요하다.


고인정 : 예산 확보는 도의원·국회의원과도 함께 의논해야 한다.  평상시 모임을 갖고 도비나 국비가 얼마나 필요하다는 소통이 있어야 한다. 주기적인 정책협의회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평택시청에 도의원 사무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도의원들도 민원을 받으면 시청을 찾는데 시에는 도의원이 앉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없다.  선거를 치를 때는 여야를 따져야 하지만 당선이 되고나면 당이 아니라 지역일꾼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성복 : 공약 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 달라.


전진규 : 화력발전소나 LNG 같은 위험시설물에 대해서도 주변지역 지원특별법이 있다. ‘평택지원특별법’도 미군기지 주둔지역법으로 미군기지가 있는 날까지 영구법으로 했으면 한다.
고인정 : 공약이 표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기 좋은 평택시가 되기 위한 유권자와의 약속이라 생각하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면 좋겠다. 공재광 시장의 활발한 행보를 기대한다.
정리/임봄 취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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