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정신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신성장 경제신도시를
지향하는 평택도
고덕신도시 민세공원조성,
원심창 생가보전·기념관 건립,
4·1만세운동기념물 조성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평택의 항일정신을 후대에
기억·전승해나가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는 ‘지도자의 책무’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본다. 다행히 그 위난의 시기에 많은 의인(義人)들이 있어 우리 삶에 작은 희망을 심어준다. 장기판에 보면 사(士)라는 말이 있다. 원래 사(士)라는 직업은 왕을 보필하며 전문지식으로 자문하는 사람들이다. 오늘날 변호사·기술사·회계사·건축사 등의 직업에 이 사(士)자를 쓴다. 또 하나 스승사(師)자를 쓰는 직업이 있다. 오늘날 교사·약사·의사 등의 직업에 이 사(師)자를 쓴다.
원래 이 ‘사(師)’라는 직업의 기원은 옛날 성문 밖에서 성곽 전체를 보호하는 임무를 가진 역할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전문적 기술을 중시하는 사(士)와 달리, 공동체 전체에 대한 도덕성과 현장감을 가지며 인격과 기술을 다 갖춘 직업에 붙인 명칭이었다.
우리지역에도 독립운동가 안재홍·원심창·이병헌 등 많은 분들이 일제 강점기라는 엄혹한 현실에 치열하게 맞서 후대에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이분들의 정신을 기억·전승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이분들은 아름다운 과거를 만들고 실천한 사람들이다. 과거의 실천이 없는 장밋빛 미래를 말하지 않았다. 재일교포로 도쿄대 첫 정교수를 지낸 철학자 강상중은 자신의 저서 〈살아야하는 이유〉에서 누구든 사람에게 있어서 ‘과거만이 진실’이며 가치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평택 출신 안재홍은 엄혹한 일제 강점 하에서 9번에 걸쳐 7년 3개월을, 원심창 의사는 13년간 감옥에 있었다. 단 하루도 힘든 시간을 공동체에 대한 책무로 버텼다. 참 지도자다.
둘째, 이분들에게는 감동의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조선일보 사장·민정장관이라는 스펙으로서의 안재홍이 아니라, 엄혹한 시기 민족의 살길을 찾기 위해 신간회를 창립하고, 고향 두릉산방에서 ‘민족정기’의 불씨를 살리고자 헌신한 안재홍의 삶에는 감동의 스토리가 있다. 원심창 의사는 고향 평택에서의 4·1만세운동 참여·일본에서의 독립운동·중국 텐친영사관 폭파·상해 육삼정의거·재일민단 창립·통일일보 창간 등 숨 가쁜 삶의 역정이 바로 우리 삶을 비추는 교과서다.
셋째, 이분들의 삶은 우리에게 회복탄력성을 높인다. 즉 우리 각자가 고난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극복의 아이디어를 주는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재홍도 정약용·이상재·박한영을 스승으로 모셨다. 우리도 민세의 삶을 통해 이 땅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원심창도 클로포트킨·오스기 사카에·이회영등 아나키스트를 인생 스승으로 모셨다. 우리는 원심창의 삶을 통해 자유의 소중함, 대의에 충실한 삶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분들의 희생위에 오늘날 우리는 1945년 독립한 국가 중 유일하게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동시에 이룩하며 대한민국 근대화 혁명에 성공했다. 1960년대 이후 보상중심이던 보훈정책은 2005년 ‘국가보훈기본법’ 제정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선양을 위해 추모식·자료발간·기념관 조성 등이 지자체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도 정신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신성장 경제신도시를 지향하는 평택도 고덕신도시 민세공원조성, 원심창 의사 생가보전·기념관 건립, 평택역 4·1만세운동기념물 조성 등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평택의 항일정신을 후대에 기억 전승해나가야 할 것이다.


 
황우갑 회장
평택시민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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