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시 로컬푸드정책에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현실 자체가
희망적이지는 못하다.
여전히 초창기 직매장이 갖고 있던
어려움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매장 운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

 

 


2013년 9월 6일! 이날은 평택시 로컬푸드 정책이 2009년 초 시작한 후 4년 반이 된 날이고 ‘로컬푸드지원조례’가 제정된 지 2년 된 날이며 평택시 로컬푸드 정책이 시민들에게 가시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한 날이다.
로컬푸드직매장은 처음 야무지게 시작했지만 경기도내 다른 시·군에 비해 너무나 미흡한 모습으로 그냥 로컬푸드라는 이름만 유지하는 듯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로컬푸드지원조례’가 제정된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30곳과 인근의 안성시·화성시의 경우를 눈여겨 볼 때 행정에서 로컬푸드 사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갖고 대하는지가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특히 안성시의 경우 우리보다 2년이나 늦게 로컬푸드 사업을 시작했지만 농민장터와 로컬푸드직매장 운영 성과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으며 최근 들어 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소농과 고령농·귀농인의 경쟁력을 높여 200만원 월급을 받는 1000농가를 육성하자’는 로컬푸드 활성화 전략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화성시는 농산물유통사업단 내에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설했다. 로컬푸드 전문가 3명을 전라북도에서 스카우트해 올 4월부터 경영을 맡기고 인구 밀집지역인 병점에 2호 직매장 개설을 계획하는 한편 주민복합지원센터에 농민장터를 개설하는 등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화성시 담당 국장은 “로컬푸드사업 예산이 투여된 것에 비해 다양한 측면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많은 효과가 나타나 고무되어 있다”며 로컬푸드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행정에서는 예산지원을, 민간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 최근 농업 관련 전문지를 보면 로컬푸드가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 6·4지방선거 당시에도 대통령이 김포시 로컬푸드직매장을 방문해 로컬푸드를 언급했고 선거 이후에는 전국 곳곳에서 로컬푸드를 통한 지역농업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뉴스가 매주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시는 현재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가? 초창기부터 로컬푸드 정책에 참여해 왔던 입장에서 평택시 로컬푸드에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현실 자체가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 직매장 1년의 성과를 본다면 초창기 월 이용객이 1000명 수준에서 최근 2000명 수준으로 100%이상 신장되었고 월 매출액도 약 2000만 원에서 점차 증가해 약 3000만 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판매상품도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 생산농가도 이제 150여 농가에 이를 정도로 직매장을 중심으로 규모가 확대 되는 듯하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여전히 초창기 직매장이 갖고 있던 어려움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는데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매장 운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의지와 열정이 없는 사람이 운영했다면 벌써 문 닫았을 것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상품의 다양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내용을 보면 지역 가공품과 축산물 등이 진열돼 늘어난 것이지 실제로 지역 농산물의 종류와 양이 확대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실제 매장에 납품하는 농가 확대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측면으로 이어진다.
평택시는 지난해 전문기관의 용역을 통해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로컬푸드종합센터’를 오성면 숙성리 생태농업단지 내에 건설하기로 하고 국·도비를 받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규모가 큰 직매장이 개설될 것이고 공공기관에 납품이 가능하도록 소분과 전처리시설도 함께 만들어진다. 로컬푸드종합센터 건립에는 지난 1년간 어렵게 진행되어 온 로컬푸드직매장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평택의 로컬푸드 정책이 인근 화성시와 안성시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더욱 더 활성화 되도록 하기 위해 평택의 특수성과 특징을 정확히 분석하고 초창기 평택로컬푸드 정책을 수립할 때의 정신과 철학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인구 50만 도시에서 100만 광역 대도시의 비전을 갖고 있는 평택시는 100만 시민의 먹을거리 안전성과 안정적 공급을 중심으로 특히 먹거리에서 소외되거나 노인·청소년·아동·환자 등 약자인 계층에 대한 먹을거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기존 농업제도에서 소외됨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중·소농과 고령농·귀농인들을 중심으로 농산물 유통과 가공을 통해 농업을 계속 유지하며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지역농업정책을 만드는 등 생산자·소비자의 생산적 복지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
5년에 걸친 지금까지의 노력과 경험이 이후 로컬푸드 활성화에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시민·사회단체·농업인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로컬푸드 정책을 고민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거버넌스 조직이 더욱 강력하게 가동돼야 할 것이다.

 

▲ 김덕일 운영위원장
평택농업희망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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