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넘쳐나는 ‘금개구리’


▲ 현덕면 덕목제 금개구리서식지
한 때는 개체수가 넘쳐나 농촌에서는 닭 사료로 쓰일 만큼 흔했던 양서류 가운데는 금개구리도 있다. 여느 개구리와는 달리 이동거리가 멀지 않아 태어난 곳을 중심으로 한 평생을 살며, 크게 서식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수면 위 부엽식물에 의지해 체온을 올리고, 겨울을 나기 위한 에너지 보충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개구리가 바로 금개구리다.
▲ 오성면 금개구리서식지
우리 주변에서 보게 되는 10여종 이상의 개구리 중 이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종도 흔치않다. 금개구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신라시대에 세워진 양산 통도사의 자장암 뒤 절벽 바위에는 1400년 전부터 금개구리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부여의 왕 해부루가 얻은 금빛모양의 어린 아이가 훗날 금와왕(金蝸王)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아마도 1000여개 이상의 알을 낳는 개구리의 다산성과 금빛을 띠고 있는 체색의 신성성이 금개구리를 통해 반영된 이야기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우리지역에서 금개구리 이야기가 회자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평택미군기지 확장예정지인 팽성읍 대추리에서 발견돼 처음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금개구리는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서 서울대 수의과대학 용역팀에 포획과 이전을 의뢰해 500여 개체가 덕목제로 옮겨졌다. 2012년에는 오성면 개인주택의 연못에서 금개구리 집단 서식지가 확인돼 주변에 알려졌으며, 2013년 6월에도 진위면 마산리 농촌체험장 ‘연이랑 명주랑’에서 금개구리 서식지가 발견돼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 전부다.
사실, 평택은 인접한 안성지역과는 달리 규모가 있는 산이나 계곡은 없어도 지대가 낮고 습지가 발달해 물과 뭍을 번갈아가며 살아가는 양서류에게는 양질의 서식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다.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산개구리와 참개구리는 물론이고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보호받고 있는 맹꽁이·금개구리·수원청개구리도 주변 어느 곳보다도 넘쳐나는 곳이었다.
▲ 진위면 금개구리서식지
지난여름 내내 소사벌택지지구에서 맹꽁이를 구조하던 중 출현한 금개구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택지개발지구 내에서의 공사로 혹 한두 마리가 우연찮게 발견된 것이라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양서류가 넉넉한 곳이라는 믿음으로 비전중학교 옆 웅덩이에서만 400여 개체의 금개구리를 포획해 이전시킬 수 있었다.
▲ 금개구리 성채
앞으로 10월이 되면 산에 사는 북방산개구리·계곡산개구리·한국산개구리로부터 저지대의 논과 습지에 살고 있는 참개구리와 청개구리·맹꽁이에 이르기까지 주변 온도에 체온을 맞추기 위해 긴 겨울잠에 들 준비를 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2월말이면 산개구리가, 4월이면 참개구리가, 5월이면 소사벌택지지구를 떠들썩하게 했던 금개구리가 다시 깨어나 아름다운 금빛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노래할 것이다.

 

▲ 소사벌지구 변태를 마친 금개구리


※ 9월말로 멸종위기에 속한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의 조사가 마치게 되었습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양서류에 속하는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는 물론이고 평택의 멸종위기동식물을 발견하시면 전화 부탁드립니다. 채택된 제보 중 생태계보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준비된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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