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지역사교과서는
교육지원청에만 맡기지 말고
평택시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지역을 올바로 이해하고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은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일이다.
아이들이 지역을 올바로 배워야만
자긍심으로 지역을 위해 일하며
외지에 나가도 고향을
그리워할 것이다

 

 

 

▲ 김해규 소장
평택지역문화연구소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은 지역사교과서 편찬과 교육으로도 이어졌다.  
평택교육지원청은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지역사교과서’를 편찬하였다. 세상과 사물에 관심이 많은 10세 전후의 아이들에게 지역을 이해하고 애향심과 자긍심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가을하늘처럼 순수하고 맑은 감성을 가진 10세 전후는 아름다움에 혹하고 사물인식에 진실한 나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지역의 인문지리를 학습시키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고 세심함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2014년도에 편찬된 평택교육지원청의 지역사교과서 ‘우리고장 평택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먼저 ‘차례’를 살펴보자. 차례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 사람들이 모이는 곳, 우리지역과 다른 지역’ 세 단원으로 분류되었다. 모름지기 지역 사교과서라면 우리고장의 지리와 역사·문화·경제·발전상·미래상을 담아내야 한다. 하지만 평택 지역사교과서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낼 체계가 정연하지 않다. 둘째, 내용의 객관성이 부족하고 너무 어렵다. 필자는 교육청 초등장학사와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교과서가 인문 지리적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초등교사 위주로만 편성되어 전문성이 떨어지고 객관성을 담보하는데 한계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셋째, 편집의 한계다. 사실 평택 지역사교과서는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학습하는 책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편집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진이나 각종 자료의 상태가 부실하다. 사진은 가급적 최근의 것을 사용해야 하며, 명도와 채도가 높아서 아이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어야 하고, 캡션이 충실해서 학습에 편리해야 하지만 평택 지역사교과서는 이 같은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 다섯째, 지역사교육의 강점은 학습내용을 쉽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평택 지역사교과서에는 대부분 체험활동과 관련된 내용이 생략되어 있다. 관련 정보도 약하고 보조학습 자료도 현저히 적은 편이다.
그러면 유익하고 수준 높은 지역사교과서를 편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우선 지역사교과서 편찬을 지역 교육청에만 맡기지 말고 평택시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지역을 올바로 가르치는 일은 평택시가 책임져야 할 가장 큰 일 가운데 하나다. 그러므로 교육예산을 지원해서 질적으로 우수한 교과서가 편찬되도록 해야 하고 교과서 외에도 다양한 교육 자료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둘째, 교과서 기획단계에서부터 지역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내용 있고 우수한 지역사교과서가 편찬되려면 분야별 지역전문가들과 현장교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하고 집필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그렇게 될 때 내용의 객관성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지역사를 배우는 재미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역사 학습시기를 초등학교 5~6학년으로 상향조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지역의 인문지리를 학습하기에 초등학교 3학년은 너무 어리다. 만약 5~6학년으로 상향조정하면 학습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학교 역사교육과 연계할 수 있어 한층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지역을 올바로 이해하고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은 평택시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일이다. 평택시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지역을 올바로 배워야만 성장하여 자긍심을 갖고 지역을 위해 일하고 외지로 나가도 고향을 그리워할 것이다. 모쪼록 평택시와 평택교육지원청, 그리고 모든 시민들이 이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힘을 모아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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