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고 이 죄송한 마음을 담아
머리 숙여 큰 인사 보냅니다.
북녘 땅에서
저의 이 마음을 잘 받으시고
걱정하지 마세요.
사랑해요 엄마

 

 

엄마, 사랑하고 보고 싶은 엄마 / 이영순

엄마. 늘 엄마의 속만 태우는 못된 딸 영순이…
오늘도 나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고생을 하는 엄마가 보고 싶고 그리워 편지를 씁니다.
아프신 엄마의 모습을 보며 떠났는데 그간 몸은 어떠하신지…
그냥 농사를 짓고 계신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펜을 들고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과연 우리 엄마에게 행복하고 기쁜 날들이 몇 날 며칠 이였을까?
어렸을 때는 술꾼 아버지 때문에 늘 힘들어하시던 엄마의 그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웠고 때로는 살아가는 삶이 그렇게 아프면서도 가정을 버리지 않고 견뎌내는 엄마가 미울 때도 있었어요.
왜 그러셨을까?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자식을 가진 엄마가 되고 보니 알 것 같아요. 술꾼 아빠의 폭행을 이겨내며 가정과 자식을 지켜 오신 것이 무엇보다 귀중한 엄마의 사랑이라는 것을… 그래서 엄마께 너무 너무 고맙고 너무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워요.
난 왜 엄마처럼 모든 것을 이겨내며 내 자식을 지켜 함께 하지 못했을까? 그래서 내 자신이 더욱 밉고 나를 사랑할 수가 없어요.
허나 엄마, 이제 와서 잘못 만난 세상 탓이라 변명하며 인생을 포기할 순 없어요. 또 더 이상 물러설 자리도 없구요. 정말 포기하고 주저앉는다면 영원히 나의 아이들에게 죄를 지은 나쁜 엄마로 남게 될 거에요. 그러니 나, 잘 해야 하고 열심히 살아야 해요.
엄마 나 잘 할 터이니 더 이상 저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마세요. 나 정말 열심히 살게요.
60평생 고생만 해 오신 우리 엄마, 내가 정말 많은 돈을 벌어 마음 편하게 아무 걱정 없이 살 정도로는 못해드리지만 살림은 편안하게 해드릴게요. 약속해요.
그리고 엄마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우리 아이들 잘 돌봐주세요. 엄마의 정이 무엇인지, 엄마의 사랑이 무엇인지 미처 알지 못하고 자라는 나의 아이들을… 이렇게 아이들을 떠나 멀리에서 살고 있지만 어느 하루도 잊은 적 없는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 ‘아들’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오는 나의 마음의 상처…
사랑하는 나의 두 아들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게요. 믿어주세요. 엄마는 이 딸을 믿는 거죠? 먼 훗날 나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이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 할 수 있게끔 더욱 열심히 살게요.
엄마, 건강도 안 좋으신데 몸 건강 주의하시고 약도 꼭꼭 챙겨 드세요. 이제 곧 겨울도 닥쳐오는데 따뜻한 솜 내의로 사 입으시고 끼니도 거르시면 안돼요. 엄마가 건강하셔야 제가 아이들 걱정을 안 한답니다. 꼭 건강하세요.
엄마, 그리고 이 죄송한 마음을 담아 머리 숙여 큰 인사 보냅니다. 북녘 땅에서 저의 이 마음을 잘 받으시고 걱정하지 마세요.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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