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은 우리 몸을 살리는 음악이다 

 

전통문화는
고리타분하고 낡고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전통문화는 우리 몸을 살리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음식과 같습니다.
이제 곧 평택농악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가 될 것입니다

 

 

 


‘와! 드디어 해냈다!’
1911년 12월 14일 어느 누구도 밟지 못한 남극점에 노르웨이 국기를 세우고 아문센이 이끄는 노르웨이 남극점 탐험대원 다섯 사람은 모두 국기에 경례를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남극점에 다다른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아문센에게 처음 목표는 북극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북극으로 가려고 준비를 하던 중 미국 탐험가 피어리가 북극점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문센은 남극점으로 목표를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아문센에 앞서서 영국 탐험가 스콧은 이미 남극을 향해 미끄러지듯 항해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극점 탐험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해온 아문센은 그린란드 원주민과 함께 살며 얼음나라에서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철저히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린란드 개썰매를 모는 법과 털가죽 옷을 짓는 법도 배웠습니다.
남극대륙에 도착한 아문센은 대원 네 명과 함께 개썰매를 타고 남극점을 향해 출발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썰매 바퀴에는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개는 사람과 같이 고기를 먹기 때문에 따로 개 먹이를 준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개고기는 사람의 식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콧의 장비는 모든 것이 다 현대적이었습니다. 엔진을 단 전동썰매에 몽고말에 짐을 싣고 떠났습니다. 그러니 말이 먹을 사료도 따로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탐험대원들이 입고 있는 옷은 모두 영국에서 개발한 신소재로 만든 방한복이었습니다.
하지만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동썰매는 휘발유가 다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았고 몽고말은 추위를 견디지 못해 다 얼어 죽고 말았습니다. 시베리아 개도 다 죽었습니다. 하지만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온 스콧과 탐험대원들은 먹을 것이 없어도 개고기는 먹지 않았습니다. 신소재로 만든 방한복도 남극대륙 추위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대원들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죽고 말았습니다.
악전고투 끝에 스콧 대원들은 1912년 1월 27일 남극점에 도착했지만 그곳에는 이미 노르웨이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스콧과 그 대원들은 크게 낙망을 했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돌아가는 길은 더 어렵고 험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문센은 남극점을 떠나며 언젠가 영국의 스콧 일행이 도착할 것을 알고 추위를 피할 텐트와 먹을 음식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러나 스콧과 나머지 대원은 모두 추위에 얼어 죽고 굶어죽어 단 한 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문센 일행이 준비해 가지고 간 전통적 생활방식인 털가죽 옷과 개썰매가 결국 새롭게 발명해 낸 전동썰매와 신소재 옷을 이긴 것입니다.
8·15 해방이 되고나서 오랜 시간 우리는 선진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교육기관에서 서양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의 흐름은 지식교육은 물론 예체능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음악교육입니다 우리가락인 ‘궁상각치우’ 보다는 ‘도레미파솔라시도’로 노래를 불렀고 ‘박연’을 알기 이전에 ‘슈베르트’와 ‘베토벤'을 먼저 알아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전체 음악 교육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70~80년대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우리역사와 전통문화에 바탕을 둔 노래와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자기나라 문화에 대해 무지하기는 미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우리문화를 홀대하고 무시하는 버릇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교육에서 비롯되어졌지만 잘못된 교육은 쉽게 고쳐지질 않았습니다.
이렇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뒤틀린 전통문화 교육은 대중문화에도 그대로 나타나 아이들은 동요보다는 ‘CM송’을 더 먼저 배워서 불렀습니다.
전통문화는 그 민족의 역사와 생활방식, 생각과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줍니다.
불 위에 올려놓고 3분정도 끓이면 먹을 수 있는 라면을 먹으며 3분이 조금 지나면 끝나는 노래를 부르면서 살면 우리는 3분 정도면 끝나는 생각밖에 할 수 없습니다. 3분만 지나면 알 수 있는 일을 우리는 ‘미래’라고 부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가 없는 민족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우리민족은 모든 것을 그 즉시 해결해야 성이 차는 ‘빨리빨리’ 민족성을 갖고 삽니다.
수궁가·토끼전·별주부전으로 알려진 자라와 토끼, 바다 속에 사는 용왕 이야기를 들려주는 판소리 ‘수궁가’는 노래를 다 부르는데 세 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아침을 먹고 부르기 시작해서 노래가 다 끝나면 점심때가 됩니다. 그렇게 노래 한 자락도 은근과 끈기를 가져야 했기에 우리는 50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지요.
전통문화는 고리타분하고 낡고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전통문화는 우리 몸을 살리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음식과 같습니다.
이제 곧 평택농악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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