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 농악무’ 우리나라보다 선점
2011년 ‘풍물놀이’ 등재 신청,
올해 ‘농악’으로 등재 앞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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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리랑’과 ‘김장’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우리 정부는 대표목록
등재 우선순위를 조정해
결국 ‘풍물놀이’가 밀려나게 된다.
이후 ‘아리랑’과 ‘김장문화’가 등재되고
‘풍물놀이’를 2014년도 단독등재
심사종목으로 결정함에 따라
‘풍물놀이’는 두해를 넘겨
올해 등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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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LA 한국인의 날 초청공연 당시 미스LA 앞에서 버나돌리기를 시연하는 평택농악 무동(2005년)

올 11월말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열리는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신청한 ‘농악’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경우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첫 등재된 이후 판소리-강릉단오제-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가곡-대목장-매사냥-줄타기-택견-한산모시짜기-아리랑-김장문화에 이어 국내에서는 17번째로, 국제적으로는 88개국 297번째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예를 안는다. 문화재청이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처음 제출한 농악은 ‘평택농악’을 비롯해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6곳과 시·도 지정 무형문화재 26곳 등 모두 32곳의 농악이 동시에 등재 신청됐다. 특히 평택농악은 경기·서울·인천·충청권 전역과 강원 일부지역을 대표하는 웃다리농악으로 전체 인구의 60%인 3100만 명을 아울러 우리나라 농악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두레굿과 걸립굿을 모두 수용해 역동성과 연희성이 뛰어나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는 평택농악의 역사와 명인·연희·세계화·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발전 과제에 대해 11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제례 및 종례제례악(2001년 등재)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강강술래(2009년 등재)

우리나라 첫 등재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2013년까지 13년간 16개 종목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등재를 시작으로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 ▲2009년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2010년 ‘가곡’ ‘대목장’ ‘매사냥’ ▲2011년 ‘줄타기’ ‘택견’ ‘한산모시짜기’ ▲2012년 ‘아리랑’ ▲2013년 ‘김장문화’ 순으로 13년간 16개 종목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만 해도 2009년부터 매년 3~5개 종목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3년간 모두 11종목이 등재돼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너무 쉽게 등재시키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게 되자 유네스코는 2012년부터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매우 제한적으로 등재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이주해간 조선족들이 행해오던 농악을 2009년 10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린 제4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농악무’라는 명칭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함에 따라 우리나라보다 농악을 선점하게 된다.
중국이 신청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조선족 농악무·Farmers' dance of China's Korean ethnic group’의 지리적 범주는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구 내 5개 시(City)·2개 현(County) 조선족 거주지를 공동체로 하고 있다.
‘조선족 농악무’는 한반도에서 기원해 중국으로 이주한 조선족에 의해 소개됐으며 연례 의식과 축제에서 행해지는 무용공연 예술을 지칭하는 것으로 무용이 시작되기 전 땅의 신에게 평화와 풍요를 기원하는 기원제를 지내고 무용수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공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기원한 농악을 중국이 한발 앞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함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는 허탈감에 빠졌다. 이후 중국과 일본이 ‘김장’을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된다.
중국에게 농악을 선점 당한 우리 정부는 2009년 10월 23일 ‘무형문화재분과 제4차 회의’에서 2011년 이후 등재대상 종목의 경우 유사 종목은 통합해 등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2010년 12월 3일 ‘무형문화재분과 제6차 회의’에서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 대상 종목으로 ‘풍물놀이’(평택농악·진주삼천포농악·이리농악·강릉농악·임실필봉농악·구례잔수농악), 나전칠장, 줄타기 놀이 등을 선정했다. 이때 ‘농악’의 ‘풍물놀이’로의 명칭 변경은 유사종목을 통합해 등재 신청 종목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위원회 차원에서 검토됐다.
이후 2011년 1월 14일 ‘무형문화재분과 제1차 회의’에서 ‘풍물놀이’를 2012년도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 대상 종목으로 결정하고 3월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중국이 ‘아리랑’과 ‘김장’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우리 정부는 대표목록 등재 우선순위를 조정해 결국 ‘풍물놀이’가 밀려나게 된다.
이후 ‘아리랑’과 ‘김장문화’가 차례로 등재되고 2013년 3월 8일 ‘무형문화재분과 제2차 회의’에서 ‘풍물놀이’를 2014년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단독등재 심사종목으로 결정함에 따라 당초 2012년 등재키로 한 ‘풍물놀이’는 두해를 넘겨 등재하게 됐다.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택견(2011년 등재)

2011년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명칭은 ‘풍물놀이’
20세기 이전부터 사용해온 ‘농악’으로 명칭 변경 신청
오는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되는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농악’은 명칭 지정에 있어서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학계에서 ‘풍물놀이’라는 명칭이 ‘농악’을 포괄해 사용할 수 없으며 ‘사물놀이’와 함께 근래에 만들어진 명칭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 ‘농악’이라는 명칭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불린 명칭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이번에는 명칭논란에 휩싸였다.
급기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분과에서는 2013년 7월 31일부터 8월 23일까지 소위원회를 구성해 관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1980년대 이전에는 ‘풍물놀이’라는 용어는 없었고 ‘악기’라는 의미로 ‘풍물’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으며 1978년에 앉은반으로 공연하는 ‘사물놀이’가 탄생하고 이후 약 10년 지나서 사물놀이가 선반으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사용한 명칭이 ‘판굿’ 또는 ‘풍물놀이’라는 것이다.
반면 농악은 20세기 이전부터 사용됐고 1966년 처음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당시 ‘농악’으로 명칭이 지정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풍물’ ‘풍장’ ‘매구’ 등의 용어를 모두 아우르는 용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2011년 3월 처음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신청서에 명기된 종목 명칭인 ‘풍물놀이’는 올해 2월 최종적으로 ‘농악’으로 변경해 유네스코에 수정등재신청서가 제출됐다. 영문 명칭도 당초 ‘Pungmulnori; farmers' music and dance’에서 ‘Nongak, Community Band Music, Dance, and Rituals in the Republic of Korea’로 제 이름을 찾았다.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2012년 등재)

11월 24~28일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
심사보조기구, ‘농악 등재권고’ 의견·등재 가능성 커져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임시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는 대한민국 정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농악’에 대해 ‘등재권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농악이 최종 결정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게 됐다. 평택농악이 UNESCO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매년 ‘무형유산위원회’ 개최 한 달 전 ‘심사보조기구’에서 권고한 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등재된 평가결과에서 대한민국 농악은 심사보조기구 심사 시 만장일치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권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네스코 사무국은 우리나라의 등재신청서를 모범사례로 평가해 농악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처음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지난해 ‘김장문화’가 등재되면서 16개 종목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농악이 최종 결정되면 모두 17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웃다리농악의 대표성을 띤 평택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 농악 가운데 가장 역동성과 연희성이 뛰어난 농악으로 국내무대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정통성 있는 농악으로 더욱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세계인에게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로 평택시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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