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인과 시민이 대등한
화합의 관계를 이룩해야 한다.
지치면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하고
신명을 다해 평택농악을 사랑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의 장래를 보장하고
진정한 가치가 빛나도록 도와야 한다.
농악인과 시민의 화합적 합창이
결국 농악을 민족자산뿐 아니라
세계유산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 김헌선 교수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농악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사랑하고 신명에 이를 수 있는 자격을 지니고 있다. 우리 모두의 유산이 되었고 우리 민족의 전통이 세계에 이름을 얻었으므로 세계인의 반열에 오르고 세계인의 축하를 받아도 그럴싸한 자리에 오른 셈이다. 농악을 두고 벌어지는 여러 가지 잘못된 관념을 청산하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축하를 공유해야 할 때이다.
유네스코 등재가 평택농악의 끝이고 목표는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 곧 농악의 지향점을 겨누고, 새로운 전통을 구축하고, 농악의 역사를 수립하는데 결정적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농악의 전통을 통해서 우리는 후세에 길이 남길 우리들의 빛나는 유산에 대한 치열한 반성과 노력을 해야 하므로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명확하게 한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농악인과 시민의 절대적 관계 설정이 최우선 과제이다. 둘은 일단 적대적인 상극을 해야 한다. 농악인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들의 노력이 우리에게 어떠한 감동과 삶의 의미를 갖게 하는가? 단순하게 밥그릇만을 채우기 위해서 농악을 하는 것은 아닌가? 철저하게 검증하고 따지면서 게으름을 감시해야 한다. 그것은 진정으로 시민의 몫이 된다. 농악인들이 잘한다면 칭찬하고 못한다면 폄훼해야 마땅하다. 농악인과 시민이 상극하면서 만들어내는 파열음이 크면 클수록 평택농악은 평택시민 모두 것이 된다.
동시에 해야 할 일은 농악인과 시민의 대등한 화합의 관계를 이룩해야 한다. 상생하는 자세로 서로 아끼고 잘못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지쳐 쓰러져 있으면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하고, 최소한의 경비로 자신들의 신명을 다하여 평택농악을 사랑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의 장래를 보장하고 이들이 하는 진정한 가치가 빛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농악인과 시민의 화합적 합창이 결국 농악을 민족자산뿐 아니라, 세계유산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당장 시급한 일이 있다. 그것은 평택농악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첫째, 농악을 전수하는 전수인들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여가를 잘 쓸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므로 시민들의 참여에 의한 전수활동을 대폭 확장해야 하고 농악 후속세대를 기를 수 있는 교육체계와의 연대 확보가 시급하게 요청된다. 현재와 미래를 관장하는 농악인들의 전수회가 가장 긴요한 과제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후원회’의 결성이다. 높낮이가 없이 시민들을 비롯한 농악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 모두가 나서서 평택농악을 후원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큰 행복임을 알고 적극적으로 십시일반 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농악인들이 기억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부로 관계 요로에 손을 벌리지 말고 자력갱생을 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후원된 돈은 투명하게 활용되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평택농악의 축제날을 제정하고 이날은 신명나고 행복한 놀이판을 벌여야 한다. 그날을 위해서 여러 기관이 협찬을 해야 한다. ‘협찬회’를 결성하고 협찬회장 이하의 사람들이 참여해 자원봉사 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경제적 도움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룩할 수 있는 고민에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모색을 통해서 우리는 화합에 이른 평택농악 축제일을 기리게 될 것이다.
평택농악의 ‘전수회’ ‘후원회’ ‘협찬회’의 삼자 역학관계는 지지기반이 되고 평택농악을 살릴 수 있는 진정한 계기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운용되면서 우리는 농악의 힘찬 무게를 알게 되고 이를 사사로이 할 수 없으며 진정하게 고민하는 현장에서 평택농악이 살아날 수 있는 날임을 기억하게 되어야 마땅하다. 평택농악의 가치를 통해 우리는 삶의 희망을 얻고, 농악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환기해야 할 것이다.
농악인들은 진정한 자아 각성과 자신이 우주와 통하는 우주적 자아가 되는 점을 또한 자각해야 한다. ‘천덕꾸러기’라고 하는 말을 한 바 있다. 상고시대에 높은 지위에서 우주를 지휘하던 사제자의 후손이 농악인들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 농악을 하는 사람들은 낮은 지위로 전락하고 더구나 농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명으로 농사일을 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데 농악을 활용하게 되었다. 더러는 구걸하면서 농악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농악하는 사람들은 업신여김을 당하고 푸대접을 감내해야 했다.
농악인들이 빛나는 각성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너나 없는 평등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높은 차원의 우주적 자아를 감당하고 세상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들의 이상을 높여야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더 말할 나위 없다. 빛나는 자아 각성을 통해 이른 바 더 이를 수 없는 일을 이룩하는데 각고의 노력을 하고 농악에 집중하는 길이 가장 시급하고 적절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만방에 농악의 평등과 신명을 전해야 할 임무를 자각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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