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규명함에 있어 ‘지역사’의 범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평택박물관 건립과 평택의 역사 정립에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역사를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의 난제일 것이다.평택이라는 지역적 개념은 어떻게 이어져 왔을까. 역사서에 의하면 옛 하팔현을 고려에 와서 평택현이라 불렀으며, 조선시대에는 대체로 충청도에 속했다. 이때의 평택은 팽성읍을 지칭한다. 동시기 서평택 일대는 수원부의 남쪽 지역으로, 포승 서쪽 지역은 양성의 월경지였으며, 북쪽 진위, 서탄, 송탄, 고덕지역은 진위현에 속했다. 1914년 안중 일대와 평택군이 진위군
‘평택시 공익활동 지원 촉진 조례’를 보면, 공익활동이란 지역사회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적 활동으로서 영리 또는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시민의 활동으로 명시돼 있다.필자는 비전2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개최한 효 잔치에 봉사자로 참여했다가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2020년 주민자치회 시범운영 대상이 되었을 때 간사를 역임하면서 다양한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지역에 관심과 애정이 한층 더 깊어졌다. 특히, 주민참여예산 사업 의제를 발굴하고 제안하고 시행했던 경험들은 정말 특별했다. 공익적인 사업을 위
경기도 서남부지역 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도시가 평택이다. 엠엠아트센터 설립 초기에 문화 향유를 위해 어디를 주로 방문하는지, 주말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시민은 서울이나 수도권 타 도시로 빠져나가는 경향을 보였다. 문화 향유가 서울 중심이 아닌 평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식이 필요한 시점에 시립미술관 설립은 시민의 이러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평택시는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 해군 2함대, 평택항, 삼성반도체 입주로 인한 새로운 인구 증가로 다양한 문
국내 야생 텃새로서 황새가 공식 멸종된 이후, 1996년 야생 황새의 종 복원을 위해 독일과 러시아에서 4마리를 들여왔고, 2015년부터는 번식된 황새를 방사하고 있다. 이렇게 방사된 개체가 2024년까지 152마리에 달한다. 그리고 그렇게 방사되고 우리 고장에 와서 머무르고 있는 황새가 바로 호야(C01)와 양황이(E45) 부부이다.평택에는 작년에도 10마리가 넘는 황새들이 12월까지 머물렀고 번식기가 시작되면서 지금은 전국으로 짝을 찾아 흩어진 상태이다. 그런 중에도 호야, 양황이 부부는 신도시와 항만 개발 공사가 뒤엉켜 있는
필자를 포함한 문화포럼 벽우당 임원진 11명은 2024년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미국령 도서 괌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여 괌 거주 미국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계획을 늦게나마 실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공식 일정으로 2월 26일 오전에 괌 영사관을 방문하여 김천영 신임 총영사관을 예방하고 대한민국의 외교역량과 한미동맹을 위한 괌 영사관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방문기념패를 전달했다. 이어서 괌 거주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위한
기념은 ‘뜻깊은 일이나 사건을 잊지 않고 마음에 되새김’을 의미하고, 기념관은 ‘뜻깊은 일을 오래도록 기념하기 위해 지은 집’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기념관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물’과 관련된 기념관은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건립한다. 그렇다면 어떤 인물을 기념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최근 모 인물에 대한 기념관 건립과 관련해 적지 않은 논쟁이 일고 있다.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 이상도
비닐하우스 시설원예는 비를 가리고 광을 조절하고 습도와 온도 그리고 비료와 방제약을 조절해 자연 지배 아래의 생산 열매를 인간의 노동력 안에 넣으려는 시도이다. 시설재배는 한겨울에는 보온이나 가온, 한여름에는 비 가림과 병충해 방제의 수단이 된다. 더운 지방에서는 비를 차단하고 광도를 조절하고 고온을 방지한다. 지역에 따라 우박이나 서리를 방지하고 분진을 차단한다.자본이나 시설이 요구되어도 생산 농업인들은 소득 증대가 목적이 되기도 한다. 제철이 아닌 단경기의 생산으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자본과 기술, 시설, 노동을 집약적으
어제 오후 비가 내리고 도로는 젖어 있었다.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하고 막 도로에 진입해 불과 100여 m를 가서 신호등 앞에 서있는데 마주 오던 승용차 운전자가 운전석의 창을 내리고 나를 향해 무어라고 외쳤다. 나는 창을 내리고 소리를 들었다. “유류 주입구가 열렸어요”나는 감사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신호등 네거리를 지나 적당한 위치에 차를 세웠다. 유류 주입구가 열려 있었다. 아마 그대로 달렸다면 휘발유가 거리에 쏟아지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를 향해 창을 내리고 외치듯 소리쳐 준 익명의 시민이 고마웠다.사람
UN은 지난 2015년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지속가능하게 살아가려면 2030년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를 담은 SDGs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그 의제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의 근거로 지표를 개발했다. 이러한 과정은 동일한 시기에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각 국가가, 그리고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목표와 세부 목표를 세우고 지표를 개발하면서 평가체계를 갖췄다. 평택시도 지난 2021년 12월 ‘평택시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및 이행계획’을 수립했다. 저탄소도시, 자원순환도
지난 2월 15일 평택시는 유해화학물질로 오염된 관리천 오염수는 ‘환경부가 설정한 허용 기준’에 따라 진위천 방류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여전히 파란 오염수를 그것도 진위천에 비해 TOC 총유기탄소가 5배가량 높은 오염수를 방류했다. 하천 통수로 관리천 관리에 부담을 덜 수 있겠지만, 평택호 오염에 관대한 평택시와 환경부의 무책임하고 방만한 하천관리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시민환경단체들은 아직 수질 개선이 되지 않은 오염수의 방류 중단을 요구한다. 최근 우리 단체가 확인한 바로는 여전히 색도도 높고, TOC 총기유탄소는
대학생이 되고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간 곳에서 접한 외국 박물관과 문화유산을 통해 지금의 학예연구사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학예사學藝士의 개념, 역할, 하는 일에 대한 정보도 모른 채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사람, 유물을 만지는 사람이 되려면 막연히 학예연구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현재 포천시 학예연구사로 근무 중이며, 같이 공립박물관 건립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번 ‘평택시박물관포럼’의 주제는 흥미롭고 꼭 듣고 싶은 강연이었다. 특히 ‘산고’가 어떤 의미일지 의문이 컸다. 산고産苦는 ‘아이를 낳는 고통’인데, 이게 박물관과 무슨 관
지난 1월 18일과 19일 이틀간 평택문화원 부설 평택학연구소가 주관한 강원도 원주와 평창 일대 역사문화탐방 워크숍이 있어 참가했다. 첫날은 원주 법천사지와 박물관, 강원감영과 평창 이효석문학관을 탐방했다.원주 법천사지는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명봉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법천사는 신라 성덕왕(725년)에 창건해 법고사로 불렀다. 고려 문종 때 지광 국사가 머물면서 큰 사찰의 규모를 갖췄다. 지리적으로 중앙정부와의 연결이 용이했고, 중국으로부터 선진 불교사상을 수용하기에 적합했던 법천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넓게 펼치는 데 주도적
평택시민은 요즘 청북읍을 관통하는 관리천의 새파랗게 변한 모습에 놀라고, 평택시장의 상수원보호구역 보전에 눈감은 모습에 분노를 넘어 허탈한 심정이다. 관리천의 모습에서 환경재앙에 직면할 미래의 평택호와 안성천의 모습을 떠올리며, 반도체산업에서 사용하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이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일지 모른다는 의구심과 걱정이 더해진다.고덕산업단지 반도체공장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평택의 성장을 상징하지만, 그 이면의 환경문제를 다시 되새기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 수백 종의 맹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되
도서관을 ‘책을 보거나 빌려주는 곳’으로만 이해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서는 ‘책을 빌려주고 정리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던 시절도 있었으며, 활자로 인쇄된 책만이 진정한 책이라고 주장했던 시절도 있었다. 수십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이 학문과 문화 수준을 상징했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도서관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질문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의정부시는 특징 없는 도시였다. 역사적으로는 양주의 일부였고 근현대에는 서울의 베드타운이었으며, 기지촌 문화까지 뒤섞인 정체성 없는 도시였다. 그러다가 경기도청 북부청사, 경기도교육
우리 지역사회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도서관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 도서관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면서도 공동체적인 공간이다. 개인에게 함몰되지 않고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는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는 지혜의 보고가 도서관이라면 그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습관과 도서관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것은 인생의 호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새로운 도서관의 건립에 대해 지역주민으로서 대환영이다.더구나 한옥도서관이라니 한옥의 공간이 주는 매력을 생각하면 그 아름다움을 말해 무엇할까 싶으면서도 마음이 울렁인
어느덧 16회를 맞이한 ‘평택박물관포럼’이 지난 12월 15일 평택시남부문예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주제는 ‘사진역사분석학’, 간단하고 명료한 일곱 글자는 상당히 깊고 무거운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호기심과 같은 자극을 주기도 한다. 2022년 9월 제1회 포럼을 개최한 이후 최근까지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평택박물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공유해 왔지만, 학문적 차원에서의 역사적 분석방법론을 화두로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포럼을 진행한 박환 선생님은 지난 1986년부터 올해까지 약 38년간 대학교수로 한국 근현대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에서 남학생이 창가에서 책을 본다. 하얀 커튼 사이로 바람이 분다. 책에 집중한 얼굴이 보였다 사라지는 모습. 영화를 본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창가에 기대서서 책 한 권 읽고 싶은 설렘을 간직하고 있다.국민디자인단 참여를 제안받고 다른 지역의 도서관이 궁금해졌다. 도서관 투어가 있는 전주에 가보기로 했다. 전주는 도서관과 책방이 인구 대비 제일 많은 도시다. 추천받은 도서관은 모두 8곳. 1박 2일 코스로 동선을 짜는데 도서관이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이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괴태곶봉수대 아랫마을에 토착민으로 13대째 사는 필자에게는 단골 소풍 장소였고, 어른이 되어서는 땔감용 나무를 구하러 다닌 잊을 수 없는 장소가 괴태곶봉수대이다. 봉수대의 의미와 존재는 2000년 전국적으로 새천년 해맞이 열풍이 불면서 본격적으로 깨닫기 시작했다. 2005년 12월 31일 ‘고려~조선시대 봉수제도의 운영과 괴태곶봉수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김주홍 박사를 초청해 기남방송, 평택문화원과 함께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주요 내용은 고려시대 때 축조된 호국 유적 평택 괴태곶봉수가 1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 부담 없이 걸어 들어왔다가 감각을 깨우는 공간. ‘곳’이 좋아 보러 온 김에, 한 아름 빌려 가는 책은 덤인 장소.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이다.올해 초,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시카와현립도서관으로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틀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도서관이었다. “어떻게 하면 도서관에 많은 사람이 찾아올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는 이시카와현립도서관은 우리가 국민디자인단을 시작하게 된 마중물이 됐다.누구나를 위해 열린 대표 공공물이 가까운 예술공간이자 복합문화